메이커 읽을거리

[메이커이슈] 2018 메이커 페어 NewYork 참가기
가장 새롭고 가장 가치 있는 경험이었어요.
등록일 : 2018-12-17 16:20:57 조회수 : 757




미양중학교 메이커반 자율동아리 학생들을 인솔하고 플래그십 메이커 페어인 ‘월드 메이커 페어 NewYork’에 다녀왔다. 이번 참가는 한국과학창의재단 ‘글로벌 메이커 역량함량 사업’의 지원을 받아 이루어졌다. 메이커 페어는 전세계 각지에서 개최되는데 그 중 플래그십 메이커페어가 상반기에는 Bay Area, 하반기는 New York에서 개최된다. 이번 행사는 2018년 9월 21일부터 9월 23일까지 뉴욕 홀 오브 사이언스에서 실시되었는데 관람 인원수가 12만 명이 달한다. 메이커들에게는 자신의 작품들을 뽐내고 아이디어를 나눌 수 있는 세계 최대 축제라고 할 수 있다.



2018 메이커 페어 뉴욕의 심볼



어차피 켠왕인데 뉴욕까지 가봐요

미양중학교 메이커반은 올해 4월에 만들어졌다. 30명으로 시작했던 동아리 학생들이 지도교사의 메이커 철학(?)으로 인해 1학기가 끝나갈 쯤엔 12명이 되어버렸다. ‘메이커는 스스로 해결해야 해’라고 말하고 도와주질 않았기 때문이다. 덕분에 인내심과 자기주도성으로 똘똘 뭉친 아이들만 남게 되었다. 학생들한테 인기있는 용어 중에 ‘켠왕’이라는 단어가 있다. ‘켠 김에 왕까지’라는 뜻인데 게임을 켠 김에 왕까지 한번에 깨 버리자라는 뜻이다. 내가 학생들에게 ‘메이커 페어가 있고, 플래그십 메이커 페어가 뉴욕에서 있다’라고 소개해줬다. 그러니 반응이 ‘어차피 켠왕이니 뉴욕까지 가봐요’라고 얘기했다. 학생들을 데리고 뉴욕까지 갈 수 있을까 걱정도 되었고 우리가 월드 메이커 페어에서 작품을 내보일 정도 수준이 될까 많은 생각이 들었다. 그러나 뉴욕을 가든 안 가든 많이 배울 수 있을 거란 생각에 ‘그래 해보자’라고 했다. 학기 중에도 방학에도 작품 개발을 위해 밤 11시 12시까지 학교에 남아 메이킹을 진행했다. 영어로 된 call for maker를 몇 페이지에 걸쳐서 작성하고, 기다렸다. Congratulations! 드디어 뉴욕에서 우리를 초대하겠다고 연락이 왔다.
여기서 잠깐, 학생들을 데리고 뉴욕을 다녀왔다고 하면 가장 많이 하는 질문 중의 하나가 ‘비용을 어떻게 감당했느냐’는 것이다. 뉴욕은 물가도 비싸기 때문에 아무리 줄여도 1인당 200~250만원은 족히 든다. 학생들의 부담을 최소화하기 위해 수소문 끝에 한국과학창의재단에서 ‘글로벌 메이커 역량 함량 사업’의 지원을 받게 되었다. 여기에 기업에서 운영하는 프로그램의 지원까지 추가로 받으면서 각자 항공비 정도만 자비로 부담하여 다녀올 수 있게 되었다.



메이커도 많고 관람객도 많고 작품도 많고

한국의 메이커 페어형식의 페스티벌에 참여하면서도 놀라운 점이 많았는데 뉴욕 메이커 페어에 방문하니 당연히 새롭게 보이는 점들이 있었다. 가장 단순하게는 일단 크기다. 엄청나게 크다. 서울 메이커페어를 기준으로 4~5배는 큰 것 같았다. 사진으로 보이는 부분은 전체 전시장의 2/5쯤이라 생각하면 된다.
메이커도 많고, 관람객도 많고, 작품도 정말 많다.




위에서 내려다 본 페어장 풍경



메이커 페어 창시자 데일 도허티가 우리 앞에 딱!

페어는 금·토·일 3일에 걸쳐서 진행되며 작품 전시는 토·일요일에 진행된다. 작품이 많아서 꼼꼼히 보면 이틀이 꼬박 걸린다. 부스를 운영하느라 못 본 부스들이 있어 아직도 아쉽다. 금요일은 사전행사라 생각하면 된다. 메이커들이 미국 전 지역을 비롯한 전 세계에서 모이기 때문에 전날 세팅이 필요한 팀들을 위해 개방한다. 메이커들은 이날 미리 부스를 세팅할 수 있다. 또한 이번에는 메이커 에듀케이션 포럼이 진행되었다. 메이커 에듀케이션 포럼은 메이커 페어의 창시자인 Dale Dougherty가 직접 진행했다. 세계의 각종 메이커 교육 사례를 소개하는 자리였다.




메이커 에듀케이션 포럼




책과 인터넷으로만 보던 데일 도허티가 우리 앞에 나타났다.



세계의 메이커들과 교류하는 메이커 믹서 파티

금요일 저녁에는 메이커 믹서 파티가 진행되었다. 메이커 믹서 파티는 메이커들을 위한 네트워킹 시간이라 할 수 있다. 맛있는 빠에야와 맥주가 전부 무료로 제공된다. 언어는 달라도 메이커들끼리는 잘 통하는 것 같다. 들판에 앉아서 처음 만난 메이커들과 메이킹 관련 이야기를 나누다보니 금세 저녁이 되었다.
사전행사부터 스타워즈의 R2-D2로봇을 가지고 돌아다니는 메이커도 있어 눈길을 끌었다. 주조와 아두이노 프로그래밍을 이용해서 만들었다고 하는데 제작비용은 무려 500만 원이란다. ‘아내에게 말하지 말라’며 웃는 그가 정말 행복해 보였다.




메이커 믹서 준비 모습



메이커들은 어떤 작품도 차별하지 않는다

토요일 아침, 우리 동아리는 세팅에 시간이 많이 걸리지 않았기 때문에 토요일 아침 일찍 현장에 도착해 세팅을 시작했다. 가지고 간 작품은 간단하게 마이크로 비트를 이용한 해킹 RC 프로젝트와 인체추적 선풍기, 한지를 활용한 공기청정기, 레이저 커터를 활용한 무드등 등이었다. 처음에는 작품이 너무 인기가 없을까봐 걱정이었는데 필요 없는 걱정이었다. 일단 메이커페어 뉴욕은 사람이 정말 많고, 그 많은 사람들이 모두 메이커에 관심이 있는 사람들이다. 따라서 어떤 작품이든지 차별하는 사람들이 없고, 모든 작품들에 흥미있어 한다.
행사 첫날인 토요일은 정말 정신이 없었다. 메이커 페어 참가도 처음인데다 부스 운영하랴 행사장 둘러보랴 잠시도 쉴 틈이 없었다. 다행히, 놀랍게도 첫날 준비한 체험활동 재료들이 모두 소진된 덕분에 3시쯤에 부스 운영을 마감할 수 있었다.




마이크로 비트 RC카에 대해 어린 관람객들에게 설명하고 있는 모습




부스 체험활동에 참여하는 관람객들과 질문하는 사람들




첫날 부스운영을 마무리한 후에 기념촬영 한 모습



둘째 날은 더 놀라운 일이 벌어졌다. 아침 일찍 Editor(관리자)가 찾아오더니 파란색 리본을 주고 간 것이다. 이 파란색 리본은 editor들이 흥미로워하는 부스에 한 개씩 부여할 수 있는 일종의 상(?) 같은 것이었다. 그 덕분이었을까. 둘째 날도 체험 제료들이 금방 소진되었다.



EDITOR’S CHOICE



메이커 작품, 스타워즈 영화에 진출하기도

메이커 페어 뉴욕 전시장의 분위기는 정말 축제 같다. 입구에서부터 불을 뿜으며 연주하는 색소폰 메이커가 메이커들을 맞이한다. 행사장 안으로 깊이 들어갈수록 눈이 휘둥그레지는 작품들이 널려있다. 로봇 팔이 자동차를 들어서 부수고, 저편에서는 자작 자동차들이 경주대회를 하고 있다. 악단들이 연주를 하며 지나가는 모습은 그야말로 축제를 방불케 했다. 이곳에서 정말 다양한 메이커들을 많이 만났다. 그 중에서도 가장 인상적이었던 메이커는 스타워즈 소품을 만드는 메이커였다. 영화에서 보던 것과 정말로 똑같았다. 신기해서 메이커에게 물어보았더니 실제로 스타워즈 영화사에서도 자기 작품들을 보고 연락이 왔다고 한다. 최근 스타워즈 영화에서는 자신들의 작품을 소품으로 사용했다고 했다. 전율이었다. 자기 취미가 그대로 직업이 되어버리다니, 정말 놀라웠다.
이 외에도 단조로 제작된 말이나 직접 제작한 자동차 등 놀라운 작품들이 너무나 많다.




뒤로 보이는 것이 자동차를 부수고 있는 로봇팔이다.




카트 대회를 즐기는 관람객들




스타워즈 메이커. 그가 만든 제품들이 실제로 스타워즈 소품으로 쓰인다고 한다.




메이커들이 직접 만든 자동차




단조로 제작된 말 형상



Mini Interview. 데일 도허티 미니 인터뷰



메이커 페어의 창시자 데일 도허티와의 인터뷰



금요일, 메이커 에듀케이션 포럼에서 데일 도허티와 인터뷰 약속을 했는데 다음날 정말로 그가 우리 부스를 찾아왔다. 바쁜 와중에 찾아와 주어 정말 기뻤다.
아이들을 가르치는 교사이기 때문에 메이커 교육에 대해서 질문을 해 보았다. 데일 도허티가 하는 얘기는 교육계에서 계속 강조하고 있는 내용들을 모두 포함하고 있었다. 교수가 아니라 학습이어야 한다는 것, 학습자 중심의 교육이어야 한다는 것, 그 해결책으로서 메이커를 제시했다.
메이커뿐만이 아니라 현재의 학교 교육은 과거의 교육과 크게 다르지 않고, 변화해야 한다는 외침만 있을 뿐이다. 메이커처럼 실천하는 것이 우리가 당장 배워야할 점이라고 느낄 수 있는 인터뷰였다.



Q. 한국의 메이커 교육에 대해서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A. 무언가를 만들도록 ‘가르치는 것’보다는 ‘직접 배우는 것’이 더 중요합니다. 학교 현장에서의 교육도 단순한 암기나 기계적 지식 보다는 학습자 중심의 교육으로서 그들이 직접 참여하고 경험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단순 지식을 다루는 것은 시간 낭비입니다. 심지어 그것을 더 잘하는 컴퓨터도 있지요. 오히려 사람들은 자신들의 창의적인 두되를 무언가를 만들고, 문제를 인지하고 해결책을 내놓는 일에 사용해야 합니다. 이것이 교육의 미래입니다. 그리고 이것은 학교에서만이 아니라 어디에서든 그리고 평생에 걸쳐 발생해야 합니다. (중략)
이러한 과정을 통해 아이들은 가르쳐지는 게 아니라 직접 배우게 됩니다. 그리고 우리가 아이들 스스로 창조해낼 수 있는 능력이 있다고 믿고 그들에게 만들 수 있는 자유를 준다면 아이들은 우리를 놀라게 할 것입니다. 그것이 바로 이곳, ‘메이커 페어’에서 일어나고 있고요. 혹자들은 왜 학교가 메이커페어처럼 될 수 없냐고 합니다. 하하. 이곳은 즐겁고 창의적인 것들을 만드는 사람들로 가득 차 있죠. 지금 여기 있는 학생들도 모두 웃고 있지 않습니까? 그런 것들을 계속 촉진시키고 홍보해야 할 것 같습니다.



참가 학생들의 소감


이준우 학생.
“자율동아리나 주소아(삼성전자주니어SW아카데미)에서 HW를 맡았었는데 다양한 작품을 보며 SW의 중요성에 대해서 깨달은 점이 컸어요. 두 가지 모두 공부해서 작품을 만들어보고 싶고 지금은 메이킹 로봇을 만들고 싶어요.”


이종찬 학생.
“메이커 페어 뉴욕에서는 메이커에 대한 시각이 굉장히 다양했어요. 국내의 메이커 분야는 교육분야 등으로 치우치는 경우가 많고, 중복되는 작품이 많았는데 이곳의 작품들은 창의적이고 다양했어요.”


조우진 학생.
“메이커 페어에서 많은 작품들을 참관하고 나니 내가 할 수 있는 것, 내가 만들어 볼 수 있는 것들이 훨씬 다양하다는 걸 깨닫게 되었어요. 그리고 생각의 폭이 훨씬 넓어진 것 같아요.”


김지연 학생.
“내가 했던 경험 중에 가장 새롭고 가치 있는 경험이었어요. 또 다른 플래그십 메이커 페어인 MAKER FAIRE Bay Area도 가려고 준비 중입니다.”


박지영 학생.
“메이커와 메이커 페어 덕분에 고민하던 진로를 정할 수 있게 되었어요. 내 인생에 상당한 영향을 미친 것 같아요.”


이희수 학생.
“주변에서 제4차 산업혁명에 대해서 많이 얘기하지만 실제로 학교에서는 다루는 경우가 없고 아는 친구들도 없어요. 이번 메이커 페어 참가를 통해 미래에는 어떤 역량을 지닌 사람이 필요한지 알게 된 것 같아요.”




글/사진. 박웅빈 교사(미양중학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