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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버스토리] 상상력에 제트엔진을 달다! 이천고등학교 ‘허니머스타드’
등록일 : 2019-02-24 12:17:36 조회수 : 405

이천고등학교의 무한상상실. ‘허니머스타드’의 상상이 현실이 되는 꿈의 공간이다. 머릿속의 엉뚱한 상상을 끄집어내어 설계를 하고, 직접 깎고 이어붙여 ‘짠’ 하고 탄생시키는 허니머스타드의 아지트를 찾았다. 그곳엔 청춘의 꿈과 열정, 땀과 노력이 가득하다.





# 허니머스타드에 대한 소개 부탁드려요.

허니머스타드는 이천고등학교 학생들로 구성된 동아리입니다. 우리는 머릿속에 떠다니는 상상들을 우리 손으로 형상화하는 작업을 주로 합니다. 그 대상에 대한 제한은 없지만, 지금까지는 3D 프린터, 전기자동차, 제트엔진 자동차 등을 만들었습니다. 2016년 3명의 학생으로 시작해서, 지금은 20여 명의 학생들이 함께 상상하고 고민하며 무언가를 열심히 만들고 있습니다.



# 허니머스타드라는 이름이 독특합니다. 어떻게 동아리가 만들어졌는지 궁금하네요.

2016년 허니머스타드의 창립 멤버 3명(변석윤, 이경민, 최세준)이 1학년이었을 때, 학교에 3D 프린터가 생겼거든요. 그런데 너무 자주 고장이 나는 거예요.
우리 학교가 외진 곳에 있다 보니 수리도 쉽지 않아 우리가 직접 고쳐보기로 했어요. 한두 번 직접 수리를 하다 보니 그 원리를 알게 되고, 우리가 직접 만들 수도 있겠다는 생각을 하게 됐어요. 그래서 3명이서 의기투합해서 3D 프린터를 만들어보기로 하고 동아리를 만든 거죠. 그때 테이블에 허니머스타드 소스가 놓여 있었는데, 그래서 이름이 허니머스타드가 됐어요. 나중에 의미를 붙이긴 했는데요. 허니머스타드의 노란색처럼 ‘밝은 열정’으로 무엇이든 만든다는 의미를 가지고 있습니다.




열심히 회의 중인 허니머스타드 회원들



# 열정 넘치는 허니머스타드의 멤버들은 어떻게 구성되어 있나요?

우선 허니머스타드의 창립 멤버 변석윤은 3년 동안 동아리 회장으로 장기집권을 하다가 올해 졸업을 하면서 물러나게 됐죠. 프로젝트를 진행할 때는 설계와 서류 작업, 예산 관리 등 1인 다역을 소화하는 열정맨입니다. 최세준 역시 허니머스타드의 창립 멤버로 변석윤 회장의 든든한 오른팔 역할을 맡고 있습니다.
평소에는 후배들에게 장난도 많이 치지만 작업에 돌입하면 180도 변하죠. 뛰어난 손재주로 무엇이든 뚝딱 만들어내는 만능 엔지니어입니다.
송호진 학생은 허니머스타드를 이끌어 갈 차기 회장입니다. 아이디어 뱅크이자 선후배 간의 징검다리 역할을 하는 소통의 달인이기도 해요. 선배들이 이뤄놓은 성과들을 디딤돌 삼아, 더 성장한 허니머스타드를 만들겠다는 각오가 대단하죠.




왼쪽부터 허니머스타드 창립 멤버 변석윤과 최세준(2월 졸업), 차기 회장 송호진(3학년)



그 외에도 또 한 명의 창립 멤버이자 냉철한 분석력을 가진 이경민 학생, 어려서부터 외할아버지 어깨너머로 용접기술을 배웠다는 안혁 학생, 중학생 때부터 형(변석윤)을 따라 허니머스타드 작업실에 들락날락하며 꿈을 키웠다는 변재원 학생 등 개성 가득한 20명의 학생들이 즐겁게 공존하고 있습니다.



이날 인터뷰에 동석한 허니머스타드 학생들



# 뚜렷한 개성을 가진 허니머스타드 학생들을 이끌고 계신 구자춘 선생님. 담당 교사로서 허니머스타드를 자랑해 주신다면?



허니머스타드 담당 교사 구자춘 선생님



2018년에 허니머스타드 학생들이 찾아와서는 “우리를 맡아주세요”라고 부탁들 하더라고요. 그렇게 아이들에게 ‘선택’ 받아 시작한 활동이었는데, 아이들의 열정과 열심을 보면서 저 역시 많은 것을 배우고 있습니다. 방과 후 밤늦게까지 남아 설계를 하고 주말에도 나와서 기계와 씨름하는 모습을 보면, ‘저렇게 좋을까’ 싶기도 해요. 자료를 찾아가며 스스로 배워서 용접까지 척척해내는 모습을 보면 대단해 보이기도 하고요. 아이들을 보면서 ‘자신이 좋아하는 일을 즐기면서 하는 사람의 표정은 저렇게 행복하구나’라는 생각을 하게 됩니다. 이런 제자들을 교사 생활하는 동안 또 다시 만날 수 있을까요? 그러니까 저는 참 행복한 교사임에 분명합니다.


# 중소벤처기업부와 한국과학창의재단이 주관한 ‘메이커 프로젝트 동아리 지원사업’에 2017년과 2018년, 두 차례에 걸쳐 도전하였는데, 재도전하게 된 이유가 있을까요?

전기자동차를 우리 손으로 만드는 것이 목표 중 하나였는데, 2017년 지원사업을 통해 우리의 꿈을 싣고 달리는 전기자동차를 만들 수 있었어요. 그 과정에서 지원사업의 프로그램인 중간발표회, 성과발표회 등이 많은 도움이 되었습니다. 작업에 대한 동기부여가 되기도 하고, 필요한 조언과 응원도 많이 받을 수 있었죠. 그래서 2018년 한 단계 업그레이드된 ‘제트엔진 자동차’를 만들겠다는 목표를 세웠을 때, 망설임 없이 ‘메이커 프로젝트 동아리 지원사업’의 문을 두드리게 되었습니다. 한 번의 경험이 있었기 때문에 더 잘해낼 자신이 있었거든요.




학생들이 제작한 전기자동차 모습



# 2017년 전기자동차와 2018년 제트엔진이 장착된 자동차를 만들면서 겪었던 에피소드가 있다면?

2017년 전기자동차를 만들 때만해도 동아리가 생긴 지 얼마 되지 않았을 때라 쇠를 자르거나 가공할 기계나 공구들이 없었어요. 그래서 주말마다 음성에 있는 친구네 아버지 공장에 가서 작업을 했어요. 주중에 열심히 설계를 해도 막상 제작을 시작하면 우리의 의도대로 되지 않는 경우가 많아서 좌절도 많이 했죠. 공구나 기계를 다루는 기술도 부족했고요. 그래도 먼 길을 오가며 우리가 만들 자동차에 대해 이야기하던 순간은 잊지 못할 것 같아요.
2018년 제트엔진 자동차를 만들 때는 용접기계나 기본적인 공구들을 구비했기에, 좀 더 수월하게 작업을 할 수 있을 거라 생각했어요. 그런데 제트엔진이 불완전 연소가 되면서 시동이 안 걸리는 문제가 발생한 거예요. 온갖 자료를 찾고 몇날 며칠을 고민해도 문제가 해결이 안 되더라고요. 그때 블로그를 통해 관련 지식이 풍부한 대학생 형을 알게 됐고, 형을 통해 문제 해결의 실마리를 찾게 됐어요. 그때의 희열이란! 경험해보지 못한 분들은 절대 모르실 거예요.




동아리방에서 드론을 제작하고 있는 학생들의 모습



# 프로젝트를 진행하면서 가장 기억에 남는 순간이 있다면 언제일까요?

변석윤
위에서 언급한 대로 엔진의 문제를 해결한 후, 처음으로 시동을 걸었을 때! 그때가 7월 말 정도였는데, 아무도 없는 운동장에서 떨리는 마음으로 시동을 켰었죠. 제가 크고 높은 엔진 구동음에 반해서 제트엔진 자동차를 만들기로 했는데, 우리가 만든 엔진에서 그 구동음이 나던 순간! 우렁찬 엔진 소리로 가득했던 그 여름밤을 절대 못 잊을 것 같습니다.


최세준
제트엔진 자동차의 골격은 물론 필요한 대부분의 부품들을 직접 제작했어요. 설계대로 정교하게 만들어도 조립 과정에서 오류가 나는 경우가 많거든요.
여러 번의 수정 작업 끝에 마치 원래 하나였던 것처럼 ‘딱’ 맞아 떨어질 때, 그때는 소리가 절로 나올 만큼 기쁘죠.

김은찬(3학년)
방학 때는 하루 종일 동아리방에서 작업을 할 때도 많았거든요. 한참 작업을 하다 배가 고플 때쯤 선생님께서 양손 가득 간식을 들고 오실 때가 있어요. 그때만큼 선생님이 반가울 때가 없었던 것 같아요.(웃음) 작업을 하다가 전기충격기로 서로 장난을 치기도 하고, 각자가 만들고 싶은 자동차에 대한 이야기를 하기도 하는 그런 소소한 순간들이 행복한 기억으로 남아 있어요.

안혁(3학년)
세준이 형한테 용접 기술을 열심히 배웠거든요. 용접은 동아리실 옆에 야외에서 해야 했는데, 여름에 긴팔을 입고 용접을 하다보면 땀이 비 오듯 쏟아져요.
깔끔하게 용접을 마치고 동아리실로 들어와 시원한 에어컨 바람에 땀을 식힐 때가 가장 행복했던 것 같습니다.

허니머스타드를 통해서 ‘메이커’로서의 즐거움을 알게 되었다는 이들. ‘이런 것이 있으면 좋겠다’ 혹은 ‘이런 걸 직접 만들어 보고 싶다’는 막연한 생각을 눈앞의 현실로 만들 수 있는 것은 메이커만이 누릴 수 있는 즐거움이라고. 지금까지의 경험들을 디딤돌 삼아 앞으로도 더 새롭고 더 기발한 것들을 만들어 나가고 싶다는 허니머스타드 학생들. 즐거운 메이커의 삶을 계속 이어나가기 위해, 계속해서 상상하고 고민하고 노력하겠다는 이들의 밝은 미래를 응원한다.




글. 박향아 / 사진. 김정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