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이커 읽을거리

[메이커 스페이스] 릴리쿰 스테이지Reliquum Stage
등록일 : 2019-10-01 14:34:58 조회수 : 252

제작 문화를 향유하는 메이커들의 놀이터

'릴리쿰 스테이지Reliquum Stage'

 

3D프린터를 다루고 코딩을 잘 하는 사람, 레이저 커터와 각종 도구를 거침없이 잘 쓰고 이과적인 머리가 있거나 공학전공자만 메이커가 될 수 있는 것이 아니다. 다양한 아이디어와 추진력과 성실함만 있다면 손에 든 작은 바늘 하나로 멋진 작품을 만들 수 있다. 단순히 제품 제작을 뛰어넘어 제작 문화를 누릴 수 있는 메이커들이 모인 곳이 있다. 연남동에 자리한 릴리쿰 스테이지다. 다양한 사람들이 자신만의 도구로 개성을 빛내는 릴리쿰 스테이지는 작년부터 지원을 받아 교육과 체험을 중심으로 하는 프로그램을 활발히 기획하고, 창작가들과 협업하며 이들의 활동을 지지하고 있다.

 

 

 

# 제작, 놀이, 실험의 아지트

 

Q : 릴리쿰 스테이지는 어떤 이들을 위한 공간인가요?

 

릴리쿰 선윤아 대표. 릴리쿰 내에서는 '호랑'이라는 닉네임으로 더 유명하다

 

선윤아 대표: 릴리쿰 스테이지는 창작가들이 모여서 다양한 만들기를 실험하는 공간이에요. 소재와 주제가 무엇이든 각자가 원하는 방식으로 제작하거나 연구해보고, 때로는 다른 분야의 것을 접목해가며 창작 활동을 이어갈 수 있도록 지원하고 있죠. 원하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찾아올 수 있는 오픈된 공간이에요.

 

이 공간에서 저희는 정기적 혹은 비정기적인 워크샵과 세미나를 열어 다방면의 기술 지식을 공유하고, 연구 모임 형태로 각자의 관심 분야에 대해 자유롭게 의견을 주고받는 자리를 마련해요. 창작가들이 저희가 보유한 기계를 활용할 수 있도록 튜토리얼을 교육하고 대여해주기도 하고요.

 

멤버십 프로그램에 가입한 사람들에게는 릴리쿰 스테이지를 코워킹 스페이스로 활용할 수 있게끔 작업실과 각종 기물 및 장비를 제공해요. 또 창작가들이 만든 상품을 저희 쇼룸에서 판매하고 전시하는 등 여러 방식으로 창작가들을 지원하고 있습니다.

 

릴리쿰 스테이지에서는 현재 코딩부터 벡터 그래픽(2차원, 3차원적인 이미지를 디지털 데이터로 변환하는 작업)을 활용하는 방법, 실크 프린팅 등 다양한 교육 프로그램을 진행하는 동시에, 레이저 인그레이버, CNC 절삭 머신, 3D 프린터, 페이퍼 커팅 머신과 같은 전문 장비들을 창작가들에게 빌려준다.

 

# 모든 실험의 무대

 

Q : 메이커 활동을 통해 자신의 기술과 업에서 변화를 끌어낸 케이스가 있나요?

 

 

 

선윤아 대표: . 릴리쿰 스테이지에는 취미로 만들기를 시작하는 사람, 취미를 업으로 발전시킨 사람, 자신의 기술을 다른 방식으로 표현하거나 한 단계 더 발전시키고자 하는 사람 등 다양한 분들이 있어요.

 

 

 

 

최근에는 서울여성공예센터의 여성 공예가들에게 레이저 커터 머신 활용법을 교육했어요. 손으로 작업하는 것에 익숙한 공예가들이 레이저 커터를 통해 어떻게 작업 범위를 확장할 수 있는지 안내하는 프로그램이었죠.

 

2D 형태의 데이터를 가공해서 3D로 설계하고 디자인하는 기술을 터득하는 것이 주요 과제였는데, 기계와 재료에 대한 이해부터 실습까지 총 4주에 걸쳐 수업이 진행되었어요. 레이저 커터나 페이퍼 커터와 같은 장비들은 고난도의 스킬을 요하지 않아서 기계의 작동원리와 사용법 등을 숙지하면 충분히 작업을 디벨롭할 수 있는 가능성이 생겨요. 그렇게 자신의 기술을 한 단계 업그레이드해서 전문 기술로 활용하게 되는 거죠.

 

 

 

 

 

 

선윤아 대표의 실험 프로젝트 '암호뜨개단'에 사용할 니팅 머신이다. 암호뜨개단은 프랑스 혁명 당시 여성들이 뜨개질로 단두대로 보낼 사람의 이름을 암호로 새겼다는 이야기에서 영감을 받아 만든 프로젝트다. 암호화된 뜨개질 패턴을 구상하고 직접 실현해보려 한다.

 

저희가 먼저 기존의 작업물을 보고 창작가분에게 협업을 제안해 새로운 방식의 제작을 끌어내기도 해요. 지금 저희 멤버십으로 활동하고 계신 분이 있는데, 결과물이 어느 정도 완성되면 저희 쇼룸에서 전시를 진행하고 판매도 할 계획이에요.

 

 

# ‘만들기는 새로운 삶의 방식

 

릴리쿰스테이지는 다른 메이커 스페이스들과 달리, 지역 곳곳을 돌며 시민들을 대상으로 제작 문화를 알리는 일도 하고 있다.

 

선윤아 대표: 저희는 그런 활동들을 출동이라고 불러요. (웃음) 릴리쿰 스테이지라는 공간을 기반으로 활동을 펼치기는 하지만, 때로는 한정된 공간을 벗어나서 직접 혹은 제안을 받아 프로그램을 기획하고 우리를 필요로 하는 곳에 가서 창작 문화를 알리기도 해요. 저희는 서울에 있다 보니 자주 접하기 힘든 지역민들을 만나는 기회가 있다면 기꺼이 참여하려고 합니다.

 

 

 

7년 전 '땡땡이공작'이라는 이름으로 여러 활동을 시작했는데, 놀이 문화를 접목해서 사람들이 기술에 관심을 두게 만드는 활동이었어요. 처음에는 어른들을 타깃으로 행사를 기획했는데, 차츰 그 대상과 주제가 가지가 뻗어 나가듯 자연스럽게 확장되어 어린이들을 위한 프로그램도 진행하게 되었죠. 장소에 어울리는 주제로 다양한 연령층의 시민들과 함께 만들어가는 출동행사를 운영하면서, 저희도 많은 영감을 얻었고요.

 

Q : 자체적으로 월간실패라는 매거진을 발행하고 있다. 실패의 경험을 모은 아카이빙 작업이 더 나은 결과물을 완성하는 데 도움이 되는지 궁금하다.

 

선윤아 대표: '월간실패'는 항상 인기가 많은 콘텐츠에요. 내용이 좋아서라기보다 실패의 가치를 조명하는 방식이 재미 있고, 공감을 불러일으켜서 반응이 좋은 것 같아요. 물론 실패를 기록하면서 이전과 달라진 모습이 보이긴 해요. 의도한 부분은 아니지만 변화는 자연스럽게 일어나고 있는 거죠. 그럴 때 보면 뿌듯하긴 해요. ‘우리가 심은 작은 씨앗이 잘 뿌리내리고 있었구나하는 마음이 들죠.

그림입니다.

원본 그림의 이름: 13.jpg

원본 그림의 크기: 가로 1200pixel, 세로 800pixel

릴리쿰 스테이지는 2, 3층으로 구분되어 있는데,

2층은 모든 사람들에게 개방된 공간으로 쇼룸이자 라이브러리고, 카페이자 오픈 키친을 겸하기도 한다.

 

사실 저희는 대개 어떤 작업이든 결과보다는 과정에 집중하는 편이에요. 결과물에 대한 평가는 개개인의 가치관에 따라 다르기 때문이에요. 그래서 쓸모를 따져가며 가치를 논하지도 않죠. 어떻게 보면 쓸데없는 것을 지향하는 아마추어리즘을 추구한다고 볼 수 있어요. 그래서 아주 단순한 기술부터 분석에 많은 시간을 필요로 하는 복잡한 기술까지 우위를 두지 않고, 무엇이든 일단 접근하고 보려는 태도가 강해요.

그래서 창작가들도 각자가 어떤 시도를 해왔는지를 들여다보고, 그저 즐기면서 성장과정을 쌓아 갔으면 해요. 그 가운데서 저희는 그들이 계속 활동을 이어갈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 갈 거고요. (웃음)

 

 

릴리쿰 스테이지 3층은 작업 공간으로, 2층보다 장비가 많이 세팅되어 있으며 작업하기 편하도록 공간이 구성되어 있다. 멤버십 프로그램에 가입하면 2층과 3층을 모두 자유롭게 쓸 수 있는데, 세미나나 기타 프로그램을 운영하는 시간에는 서로 배려해서 공간을 사용한다.

 

 

 

 

소신이 있는 메이커는 자신의 아이디어를 구체화하는 과정에서 수많은 시제품을 만들고 테스트하면서 작업물을 완성해 간다. 그것이 상품의 가치를 견고히 다져가는 일이기도 하고.

 

그 과정에서 도움이나 함께할 사람이 필요하다면, 주저 말고 주변의 메이커 스페이스로 향하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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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INI INTERVIEW

 

릴리쿰 스테이지 멤버십, 오미선 작가

 

 

Q. 릴리쿰에서 어떤 작업을 하고 있는지?

 

오미선 작가: 저는 그림을 그리는 일러스트레이터에요. 그림책 출간도 준비하고 있고요. 주로 손으로 그림을 그려서 작업하는데, 이를 컴퓨터 자수나 리소 프린터(리소그라프risograph라는 실크스크린 기법을 활용해 만든 프린터)로 출력해 다른 느낌으로 재가공하고 있어요. 지금은 릴리쿰과 콜라보레이션으로 자수 기계를 활용한 여러 굿즈를 만드는 작업을 진행하고 있고요.

 

 

오미선 작가는 컴퓨터 자수기에 손그림을 입력하는 방식으로 자신의 작업을 발전시키고 있다.

 

Q. 메이커 스페이스의 멤버십 프로그램은 어떤 분들에게 추천할 만한지?

 

오미선 작가: 아직 메이커 스페이스라는 단어가 익숙하지 않은 분들이 많은데, 너무 어렵게 생각하지 말고 일단 한번 방문해서 쭉 공간을 둘러봤으면 해요. 이것저것 손대면서 머릿속으로 생각하던 것을 구체화할 수 있는 곳이니까요. 릴리쿰 스테이지에는 여러 장비와 기계들이 마련돼 있어서, 다양한 작업을 시도해 활동 폭을 넓힐 수 있다는 게 큰 장점인 거 같아요. 혼자 제작하는 것이 막막하거나 개인 장비를 구입하기 어려운 분들이라면 큰 도움이 될 거예요.

 

 

 

 

 

 

 

BY 작은가게오래가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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