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이커 읽을거리

[메이커이슈] 기후 위기 시대를 극복하는 글로벌 기업의 재생에너지 전략
등록일 : 2019-11-04 10:29:48 조회수 : 150

 

기후 위기 시대를 극복하는

글로벌 기업의 재생에너지 전략

 

 

글 이봉현 한겨레신문 경제사회연구원 연구위원

 

 

 

 

스웨덴의 청소년 환경운동가 그레타 툰베리. 16살의 어린 소녀이지만 노벨평화상 수장자로 오르내릴 만큼 올해 지구촌 최고의 화제의 인물이다. 그녀는 9월 말 기후행동 정상회의가 열린 유엔 무대에 올라 대규모 멸종을 앞두고 있는데 당신은 돈과 영원한 경제성장이라는 꾸며낸 이야기만 늘어놓는다고 질타했다. 툰베리의 경고는 위기가 임박했는데도, 더 많은 성장과 더 많은 소득에 집착해 협력을 하지 못하는 전 세계 어른세대에 대한 경고라 할 수 있다.

 

 

기후위기 속 희망을 찾다

 

기후변화 대신 기후위기로 바꿔 써야 한다는 말이 나올 만큼 지구생태의 위기는 심각하다. 지구가 파국에 이르기까지 기온 상승이 0.5도 남았다는 것이 권위 있는 유엔기후변화에 관한 정부 간 패널(IPCC) 보고서의 결론이다. 인류가 살아남으려면 향후 세계 전력량의 70~85%를 재생에너지로 생산하는 등 온실가스 배출을 10년 내에 45% 줄이고, 2050년에는 0%를 달성해야 한다는 것이다.

하지만 현실은 어둡기만 하다. 중국 다음으로 많은 이산화탄소를 배출하고 있는 미국의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기후변화는 중국의 음모라고 주장하며 2017년 파리기후협약을 탈퇴했다. 지구가 내뿜는 이산화탄소의 5%를 흡수하는데다 생물다양성의 보고인 아마존열대우림은 올 들어 고의적인 방화로 심각하게 훼손되고 있다. 대부분 브라질 정부의 방관 아래 경작지를 넓히기 위해 주민들이 불을 놓기 때문이라고 한다.

현실이 이렇게 낙관적이지 않지만, 인류는 문제를 만들어 낸 만큼 해결책도 만들어온 점에서 희망을 놓을 수는 없다. 실재 기후위기의 심각성이 더해감에 따라 2050년까지 탄소 제로(0) 목표를 선언하는 국가도 늘고 있고, 내연기관차 판매를 중단하겠다는 자동차 업체와 각국 정부의 발표도 잇따르고 있다. 무엇보다 현재 빠르게 발전하는 4차 산업혁명 기술, 즉 빅데이터와 블록체인, 인공지능 기술이 에너지나 운송 등과 만나면서 효율적이면서도 친환경적인 경제가 생성되는 것이 희망이다. 저명한 미래학자 제러미 리프킨은 세계적으로 디지털화 된 커뮤니케이션 네트워크가 디지털 에너지 그리드(에너지 인터넷)와 융합되기 시작했다며, “디지털 커뮤니케이션 인터넷, 디지털 재생에너지 인터넷, 디지털 운송이동 인터넷은 동력을 관리하고 사회를 움직이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글로벌 기업들의 기후위기 대처 현황

 

 

 

 <미국 캘리포니아 마운틴 뷰에 있는 구글의 본사.>

 

 

이런 가운데 주요 글로벌 기업들이 화석연료에서 태양광, 풍력 등 재생에너지로의 에너지 전환에 앞장서고 있어서 주목된다. 미국 캘리포니아주의 실리콘벨리에 있는 페이스북, 구글, 애플 같은 첨단의 기술 기업들이 이런 에너지 전환에 발빠르게 움직이고 있다.

페이스북 본사가 있는 미국 캘리포니아주 멘로파크 지역. 이곳의 건물 60여 개가 사용하는 모든 전기는 3.6 메가와트(MW) 규모의 옥상 태양광 같은 재생에너지에서 나온다. 물도 순환시스템을 통해 75% 이상 재사용된다. 이곳뿐 아니라 미국, 유럽, 아시아 등에 퍼져 있는 데이터센터와 사옥에서 적지 않은 전기를 사용하는 페이스북은 태양광, 풍력 등 재생에너지로의 전환에 적극적이다. 최고경영자 마크 주커버그는 올 4월 데이터센터를 지원하는 6개 태양광 프로젝트를 진행 중이라고 공개했다. 이중 서부 텍사스에 41,600만 달러(4,982억 원)를 들여 미국 최대 규모로 건설 중인 프로스페로 태양광 발전소 (379MW)의 파트너 투자가 포함돼 있다. 에너지환경입지선정 총괄이사인 보비 홀리스는 지금까지 모두 4기가 와트(GW)의 재생에너지 공급 계약을 체결했다내년 말에는 전 세계 모든 사옥과 데이터센터에서 100% 재생에너지 전기를 사용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100% 재생에너지 조달을 약속하는 RE 100 캠페인

 

페이스북뿐만 아니라 주요 글로벌 기업들은 기후변화에 대응해 화석연료와 빠르게 결별하고 있다. 공업 및 상업용 전기수요는 전체 전력사용의 3분의 2에 이른다. 이런 노력은 ‘RE 100’ (Renewable Energy 100)이란 국제 캠페인을 통해 결실을 거두어가고 있다.

 ‘RE 100’은 기업이 자체 발전이나 구매를 통해 사용전력의 100%를 재생에너지로 조달하는 것을 약속하는 민간 캠페인이다. 2014년 국제환경단체 기후그룹과 탄소정보공개프로젝트(CDP)의 제안에서 출발해 8월 현재 194개 기업이 참여하고 있다. 페이스북, 구글, 애플, 마이크로소프트, 스타벅스, 월마트, 베엠베 등 글로벌 거대기업 다수가 참여하고 있다. 참여 기업의 전력 수요를 모아놓으면 세계 22위인 타이와 맞먹는다.

 

 

<알타몬트 패스의 풍력발전 단지.

실리콘밸리의 구글 같은 업체가 전기 구매 계약을 체결함에 따라 발전의 새로운 전기를 맞고 있다.>

 

 

희망적인 사실은 구글, 마이크로소프트, 스타벅스 등 20여 기업이 2017년 말 현재 100% 목표를 달성했다. 9월 말 구글은 확장하는 데이터센터 수요에 맞춰 20억 달러의 투자가 예상되는 18개의 태양광 및 풍력 전력 구매계약(1.6 GW)을 체결했다고 밝혔다. 아마존의 제프 베이조스 최고경영자도 2024년까지 10만 대의 배송용 전기벤을 구매해 배치하고, 2030년까지 재생에너지 100% 사용, 2040년 탄소배출 제로를 달성하겠다고 발표했다. 스웨덴의 가구업체 이케아는 2020년까지 28개국 336개 매장에서 소비하는 에너지보다 많은 재생에너지를 생산하기로 약속했다. 완성차 업체인 베엠베는 2020년까지 사용하는 에너지의 3분의 2 이상을 재생에너지로 대체하겠다고 밝혔다. ‘RE 100’의 초기에는 미국과 유럽 기업이 주도했으나 지난해부터 중국, 일본, 인도 등 아시아 기업의 가입도 늘고 있다. 특히 일본은 20173개에서 1년 사이에 13개로 늘었다.

 

 

공급사슬 전체를 재생에너지로 전환

 

 

 

<페이스북 최고경영자인 마크 저커버그가 올 46개의 태양광발전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다며 자신의 페이스북에 올린 태양광 발전소 사진.

저커버그 페이스북.>

 

 

주목할 것은 이 캠페인에 참여한 글로벌 기업들이 부품과 소재협력업체에도 재생에너지로만 생산한 제품을 납품할 것을 요구하는 추세이다. 자신들만의 전환으로 끝나지 않고 확산하는 것에 가치를 두기 때문이다. 실제 2020년까지 공급사슬 전체를 재생에너지로 운영하겠다는 계획을 가진 애플의 담당 임원이 올여름 삼성전자와 하이닉스, 정부, 국회 등을 방문해 자신들의 크린에너지정책을 설명하고 부품 협력업체도 신재생에너지 사용에 동참할 것을 요구했다. 애플의 방침에 따라 100% 재생에너지 사용을 약속한 부품 협력업체가 세계에서 40여 개에 이른다. 베엠베, 폭스바겐 등 유럽의 자동차 업체와 북미의 아이티 업체도 2016년부터 국내 베터리 생산업체에 재생에너지를 사용한 베터리 납품을 요구하고 있다.

엘지화학 관계자는 일부는 전환이나 전환계획을 요구하고, 프로젝트 수주의 조건으로 신새쟁에너지 사용을 요구하는 경우도 있었다고 밝혔다. 이상훈 한국에너지공단 신재생에너지센터장은 아직 강제성을 띠지는 않지만, 이런 움직임이 확산될 경우 무역장벽이 될 수도 있다고도 말한다.

국제환경단체 그린피스의 이진선 기후에너지캠페이너는 애플, 구글, 페이스북 같은 기업은 재생에너지를 효과적으로 조달하기 위해 앉아서 기다리기보다 전력회사나 정부에 서한을 보내 적극적으로 요구했다전력회사는 큰 고객이 요구를 들어주게 되고, 정부도 없는 정책을 만드는 쪽으로 움직였다고 말했다.

기후변화에 대응한 에너지 전환은 환경문제를 넘어 이제 기업의 장기적 생존 전략이 있느냐 없느냐의 성장과 생존의 문제이다. 기업이 기후변화를 경영의 DNA로 녹여 대응해야 하는 시대에 이미 글로벌 기업들은 저만치 앞서 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