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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aker’s trend] 미국의 제조·양산 메이커 스페이스
등록일 : 2020-01-08 11:00:14 조회수 : 526

미국의 제조·양산 메이커 스페이스

 

글 김동진 퍼듀대학교 교수

 

메이커는 기술, 산업, 경제, 교육 등 다양한 방향과 내용이 존재한다. 현재 글로벌 메이커 문화는 나라와 분야마다 각각 다양한 방향으로 나타나고 있고 이들의 목적과 방향은 꾸준히 진화하고 있다. 미국의 여러 도시를 방문할 기회가 생겼을 때 메이커 스페이스로 유명한 몇몇 장소를 견학했고 그중 미국의 제조·양산에 관련된 메이커 스페이스 몇 곳을 지금 소개하고자 한다.

 

[사진제공: 이이비네트웍스]

 

# 산업 중심의 미국형 메이커 문화의 시작과 방향

 

메이커 문화의 시작은 1996년 독일의 해커스페이스(Hackerspace)라고 하는 이들이 많다. 초창기 메이커 문화는 취미생활로 메이킹을 하는 사람들의 모임에서 시작되었다고 한다. 그래서 "메이커(maker)", "메이킹(making)"이라는 명칭 외에 "팅커(Tinker)""팅커링(tinkering)"이라는 명칭으로 표현되기도 했다. 한편, 미국의 경우 2001년에 MIT에서 NSF(National Science Foundation)의 펀딩으로 시작된 미국의 팹랩(Fab Lab)을 해커스페이스와 가장 비슷한 성격을 가진 미국내 취미형 메이커 플랫폼으로 바라보는 이들이 많다. 위키피디아에서도 '메이커 문화(Maker Culture)'라는 단어를 찾아보면 해커스페이스와 팹랩을 대표적 메이커 문화와 스페이스의 시작 단계로 전하고 있다.

 

이후 미국의 메이커 문화는 미국의 전통생활 문화인 DIY, Garage 문화와 새로운 현대 트렌드인 유튜브, SNS(Social Network Service)마케팅, 그리고 킥스타터(Kick starter)나 인디고고(Indiegogo)의 크라우드 펀딩 등의 디지털 문화가 접목되면서 창업 중심의 성향을 보이기 시작했다. 이것을 취미 중심의 유럽형 메이커 문화에서 창업 중심의 미국형 메이커 문화의 시작과 발달로 보는 이들도 있다.

 

테크샵 [사진제공: 이이비네트웍스]

 

 

# 테크샵, 비즈니스 모델을 제시하다

 

대표적으로 샌프란시스코에서 시작된 테크샵(Techshop)의 경우 샌프란시스코의 지역적 특성상 차고 공간이 적어서 작업 공간이 부족하였다. 그래서 테크샵(Techshop)은 공용 기기를 사용할 수 있는 공용 공간을 제공했다. 그리고 멤버십과 디지털 기기(Digital Fabrication) 교육 프로그램 운영을 통해 초창기 메이커 스페이스의 비영리 단체의 모습을 탈피한 영리구조의 비즈니스 모델을 제시 했다.

 

초기에는 많은 사람들과 기관의 관심, 기업의 후원으로 가입 멤버가 빠른 속도로 불어나 전국으로 빠르게 사업 확장을 하게 되었다. 하지만 테크샵은 급한 성장과 고액의 투자, 지역 특성화의 실패로 인해서 점점 줄어드는 관심과 자금의 어려움을 겪다가 결국 2018년 초에 파업을 하게 되었다. 그러면서 많은 글로벌 메이커 관계자들은 미국의 메이커 문화가 쇠퇴할지 모른다는 의구심을 갖게 된다. 하지만 많은 전문가들은 실패의 원인을 비즈니스 모델과 수익 구조의 문제로 보고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을 찾으려 노력했다. 테크샵의 실패 이후에도 미국의 메이커 전문가들은 투자와 운영비를 줄이고 효과와 이익을 늘리는 다양한 비즈니스 모델을 개발하고 발전시키기 시작했다.

 

휴먼메이드 [사진제공: 이이비네트웍스]

 

# 샌프란시스코의 휴먼메이드(HumanMade)

 

테크샵(Techshop)에서 교육과 운영을 담당하던 일부 관계자들은 2019년 초에 샌프란시스코 남단의 산업단지에 휴먼메이드(HumanMade)라는 메이커 스페이스를 오픈했다. 멤버십 구조의 테크샵이 가지고 있던 문제점을 줄이기 위해서 이들은 샌프란시스코 시정부와 산업단체(Made in San Francisco)와의 협력을 통해서 직업 교육(Workforce Development) 프로그램을 시작했다. 장기적인 사업 계획을 만들고 이곳의 교육 수료자에게 일자리를 제공하여 산업 발전과 연결되는 프로그램을 진행했다. 테크샵은 샌프란시스코의 디지털 산업중심의 창업 트렌드에서 제조 혁신을 통한 창업 문화를 동반한 샌프란시스코의 제2차 경제 성장을 도모하고 있다.

 

락어스 [사진제공: 이이비네트웍스]

 

# 인디애나폴리스의 락어스(Ruckus)

 

미국 인디애나 주도 인디애나폴리스에 위치한 락어스(Ruckus)2017년에 퍼듀(Purdue University)의 원더랩(Wonder Lab)과 협력하여 지역 주민들을 위한 저임금 창업 프로그램을 시작했다. 미국의 중부에 위치한 인디애나는 오래 전부터 제조와 양산 기반의 산업도시였다. 창업자들이 적은 돈으로 메이커 공간을 확보할 수 있도록 지역 부동산 회사인 라일리 건설사(Riley Development)는 입주형 공간을 지역 주민에게 장기적으로 저렴하게 제공했다. 루커스는 특히 기존 제품의 새로운 기계 양산법의 개발에 중점을 두어 메이커 스페이스에서 마이크로 제조(Micro Manufacturing)시스템으로 발전하는 방향을 제시했다. 가죽공예, 세라믹제품, 나무가구, 철제제품, 패션 등 창업회사들의 새로운 제조 기술의 도입을 통해 빠르게 창업에서 기업으로 성장을 할 수 있도록 도와주었다.

 

 

퍼스트 빌드 [사진제공: 이이비네트웍스]

 

# 루이빌의 퍼스트 빌드(First Build)

 

미국 켄터키 루이빌에 위치한 퍼스트 빌드(First Build)는 가정용 전자제품산업에서 유명한 GE(General Electric Appliance)가 지역 사회의 경제적 발전을 위해서 투자하여 만들어진 곳으로 지역과 산업의 협력 관계로 운영되는 시스템으로 유명하다. GER&D(Research and Develop) 과제를 지역사회에 제공하고 메이커 스페이스 멤버들은 주어진 과제를 풀면 상금을 받게 된다. 제품이 상용화되면 라이선스 개념으로 회사에서 로열티를 받을 수도 있다. 메이커 스페이스의 운영비용은 회사가 부담하고 지역주민은 회사와 함께 개발 수익을 나눌 수 있는 파트너십 구조 시스템으로 운영이 되고 실제 많은 혁신적인 아이디어들이 공동개발이 되어 상품으로 출시된 사례가 있다.

 

엠 허브 [사진제공: 이이비네트웍스]

 

# 시카고의 엠 허브(M Hub)

 

시카고의 엠 허브(M Hub)는 시카고 시와 주변 기업과의 협력을 통해 제조와 양산 중심의 창업회사 발전을 위해서 만들어진 도시형 마이크로 제조공간이다. 이곳은 개인 멤버십에서 오는 재정적 부담과 시간적 제한의 문제점들을 해결하기 위해서 기업 멤버십을 확장시켰다. 기업의 R&D팀이 입주하여 다른 기업의 팀과 협력하고 또 개인이 프리랜서로 기업의 R&D컨설팅을 할 수 있도록 만든 시스템이다. 또한 개발에서 양산까지 가능한 공정 시스템을 갖추어 메이커가 창업가나 제조업자로 성장할 수 있는 시스템을 구축하였다. 오래전 시카고 경제의 성장 동력이었던 제조와 양산 중심의 산업을 재건하는 데 목적을 두고 진행되었다.

 

# 변화하는 글로벌 메이커의 발전 방향

 

미국의 메이커 문화는 풀뿌리 운동(Grassroots Movement)이라는 표현을 많이 한다. 그 이유는 미국의 메이커 문화는 바텀업(Bottom Up)의 문화로 미국의 국민성으로부터 시작되고 발전한 문화이기 때문이다. 지금의 미국형 메이커 산업 문화는 단시간에 나타난 현상이 아니라 오랜 기간의 문화가 변화한 모습이며 지금도 다양한 방향으로 진화하고 발전하고 있다. 하지만 한국의 메이커 문화는 탑다운(Top Down) 방식으로 정부의 주도로 시작된 산업 성장 플랫폼이다. 많은 사람들은 미국과 한국의 메이커 문화와 산업관련 방향의 차이점에 대해서 다양한 의견을 나누고 있다.

 

한국의 메이커 문화는 늦게 시작 되었지만 짧은 시간에 정부의 다양한 연구와 적극적인 지원으로 빠르게 성장하는 데 성공했다. 또한 한국 정부의 활발한 국제 메이커 교류를 통하여 다양한 글로벌 메이커 플랫폼이 소개되고 확산되었다. 그러면서 한국의 문화에 적합한 한국형 메이커 문화를 찾아내고 진화시키기 시작했다. 한국형 메이커 문화는 이미 글로벌 메이커 사회의 리더로 성장할 잠재력을 가지고 있는지도 모른다. 앞으로 한국형 메이커 문화의 글로벌 진출을 통해 한국의 새로운 경제 성장의 방향과 발전을 기대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