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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이커로 살기] 만인을 위한 만만한 메이커 방구석 메이커즈
등록일 : 2020-02-07 10:29:10 조회수 : 91

만인을 위한 만만한 메이커

방구석 메이커즈

 

 

2019년 메이커 활동을 마무리하기 위해 전국의 메이커들이 한자리에 모였던 ‘2019 그랜드 오픈 메이커 데이에서 방문객들로 가장 붐볐던 체험 공간이 있었다. 자동차 시트에 기대어 운전대를 잡고 아날로그 브라운관을 모니터 하며 RC카를 조종하는 방문객 표정은 실제로 운전하듯 신나 보였다. 이날 문화존 인기투표에서 1위를 차지했던 체험 프로그램이자 방구석 메이커즈의 야심찬 프로젝트, 바로 방구석 RC카 프로젝트였다.

단순히 만드는 게 좋아서 모인 방구석 메이커즈는 광주에서 활동 중인 순수 창작 메이커 집단이다. ‘광주 북구문화의집에서도 2019년 가장 인기 있었던 프로그램으로 손꼽은 방구석 RC카 프로젝트’! 재미와 즐거움을 찾아 새로운 걸 만드는 방구석 메이커즈 본인들은 아마 모를 것이다. 광주 지역의 메이커 문화 확산을 위해 이미 큰 역할을 하고 있다는 사실을. 방구석 메이커즈는 단지 그들을 찾아온 시민들을 위해 최선을 다해 놀 뿐이다. 아무리 일을 잘하는 사람일지라도 일을 즐기는 이들은 쉽게 이길 수 없는 법이다.

 

 

[사진제공: 방구석 메이커즈]

 

 

# 방구석 메이커즈에 대해서 소개해주세요.

 

반갑습니다. 저희는 방구석 메이커즈라는 팀 이름 그대로 방구석에서 무언가를 만들고 상상하던 사람들이었는데 지금은 조금씩 바깥세상으로 나와 활동하고 있습니다. 메이커에 관심을 가지게 된 학생부터 이미 일상이 되어버린 메이커 아저씨까지 다양한 사람들이 모여서 팀을 만들게 되었습니다. 본명보다 최드론이라는 별명이 더 익숙한 최행선 선생님과 목공과 RC카 프로젝트를 기획하는 잡탕김희승 선생님을 중심으로 과학고 학생, 경찰 아저씨 등 5명 정도의 팀원이 활동하고 있습니다.

작년 7월쯤 처음 모이게 되었는데 만나자마자 무엇을 만들지 바로 회의에 들어갔습니다. 타면서 발전하는 그네 발전기’, 부모님 들킴 방지 핸드폰 몰래 사용 장치등 엉뚱한 물건들을 만들어 보았는데 아주 재밌었습니다. ‘조금 쓸데없는 듯하지만 신박한 물건들을 만들어보자!’라는 생각으로 물건을 계속 만들었고 방구석 RC카 프로젝트까지 탄생하게 되었습니다.

 

 

[사진제공: 방구석 메이커즈]

 

 

# 방구석 RC카 프로젝트의 진행 과정이 궁금합니다.

 

처음에는 RC카를 만들어서 우리끼리 신나게 놀다가 점점 어떻게 하면 이 RC카를 가지고 시민들과 함께 놀 수 있을까?’ 고민을 하게 되었고 프로젝트를 시민들과 함께 하는 방향으로 발전하게 되었습니다. 상시로 드론 만들기, 미니카 만들기, 시뮬레이션 체험과 같이 단순한 프로그램도 진행하지만 메인 프로그램으로 힘 쏟고 있는 프로젝트는 역시 방구석 RC카 프로젝트입니다.

이 프로젝트를 위해 RC카에 드론용 초소형 카메라를 달고 운전 시트에는 모니터와 조종기, 핸들을 짜 맞추어 제작했습니다. RC카의 운전석 시야를 모니터로 보면서 핸들을 돌리고 엑셀을 밟으며 RC카를 실제 자동차처럼 운전하는 프로그램이죠. 핸들과 조종기를 실로 엮어 아날로그 식으로 구연하고 모니터는 브라운관을, 시트는 실제 자동차 시트를 떼서 달았습니다. 최근에는 음성 송수신 LED 기판을 이용한 메시지 송신 등 응용 가능한 기능에 대해서 연구하고 있습니다. ‘2019 그랜드 오픈 메이커 데이때에는 RC카에 적외선 센서와 스피커를 달아 라인을 밟으면 경고음이 울리는 방구석 면허장을 구현하기도 했습니다.

 

 

[사진제공: 방구석 메이커즈]

 

 

# RC카에 드론용 초소형 카메라를 장착해 화면을 보면서 조종하는 콘셉트가 아주 인상적입니다. 어떻게 구상하게 되었나요?

 

저희 팀원 최행선 선생님께서 구상했습니다. 평소에도 신박한 물건들이 머릿속에 꽉 차 있어서 주머니에서 물건 꺼내듯 하나씩 꺼내 놓으십니다. 또 만드는 기술까지 있어서 이야기 나온 아이디어를 자연스럽게 현실로 구현하시죠. 정말 대단한 것 같습니다.

방구석 RC카 프로젝트도 수다를 떨다가 나온 이야기였는데 구상할 때부터 너무 재밌었습니다. 어른들도 아이들도 가지고 놀 수 있을 것 같았고 응용할 거리들도 많아 보였어요. 저희 팀은 무언가를 만들 때 일단 만들어보고 안 맞으면 여러 방법으로 다르게 해보는 걸 반복하면서 체득하는 편이에요. 이 프로젝트는 시행착오도 많았고 재료를 구하러 철물점, 전파사, 중고나라, 폐차장 등 정말 많이 돌아다녔습니다. 멋있는 물건을 빨리 만들려 하지 않고, 조금씩 완성되어 가는 그 과정을 즐기는 그 자체가 참 재밌고 좋았습니다.

 

 

[사진제공: 방구석 메이커즈]

 

 

# 북구문화의집과의 협업은 언제부터 시작이 되었나요?

 

북구문화의집은 오래전부터 양질의 메이커 장비와 너른 공간을 마련해두고 여러 메이커 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있어서 지역의 메이커들이 자연스럽게 모이는 장소였습니다. 최행선 선생님은 5년 전 여기서 드론을 처음 접하게 되어 일상에서도 드론과 함께하게 되었고 김희승 선생님은 3년 전 문화 기획 일을 하면서 목공을 접하고 후에 소소한 목공 프로젝트를 진행했습니다.

이런 활동을 계속 진행하다가 메이커 관련 프로젝트를 기획하고 운영하던 박우주 담당자님을 만나게 되었습니다. ‘오랜 시간 각자 활동해온 힘을 모아 활동해보면 어떨까?’ 팀원들의 니즈와 박우주 담당자님의 서포트 타이밍이 잘 맞아서 올해 7월부터 방구석 메이커즈라는 이름으로 함께 할 수 있었고 방구석 RC카 프로젝트도 진행하게 된 것 같습니다.

 

 

# 얼마나 자주 시민들과 만나나요? 주로 관심을 가지는 연령대도 궁금합니다.

 

방구석 메이커즈는 리빙메이커의집 오타쿠 전파사라는 공간을 중심으로 시민들을 만나고 있는데 보통 수요일과 토요일에 모입니다. 수요일에는 방문하는 아이들이 만드는 걸 봐주거나 미리 예약 접수 받은 드론 만들기, 미니카 만들기 등의 프로그램을 진행합니다. 토요일은 저희 팀이 작당하고 만드는 날이라고 생각하면 됩니다. 신박한 물건을 구상하고 만들고 실패하기를 반복하죠. 어느 정도 완성되면 날을 잡아서 리빙메이커의집에서 파일럿 프로그램으로 진행해 반응을 살핍니다. 그리고 반응이 좋으면 체험 프로그램으로 진행하게 됩니다.

주로 관심을 가지는 이들은 초등학생과 청년들입니다. 청년들이 만든 물건을 체험 프로그램을 통해 초등학생들과 함께 놀고 있는 거죠. 처음에는 다들 재밌어서 몰입하게 되고, 몰입하다 보면 골똘히 들여다보게 됩니다. 들여다보면 조금 만만해 보이니까 한 번 만들어 볼까?’ 하고 만들게 됩니다. 이렇게 어린 메이커가 탄생하는 거죠.

 

 

[사진제공: 방구석 메이커즈]

 

 

# ‘2019 그랜드 오픈 메이커 데이에 참가했을 때 기분은 어땠나요?

 

저희가 진짜 운전하는 게 아니에요라고 말씀드릴 만큼 심취하는 아이들이 있었고 그 아이들보다 더 몰입하는 어른들도 있었습니다. 이 몰입의 경험이 나중에 메이커 문화가 될지 아무도 모르잖아요? 이러한 몰입의 경험이 누군가에겐 어떤 방식으로든 큰 의미가 될 수 있다는 생각이 들어서 참 뿌듯했습니다.

그리고 각종 아이디어 메이커 제품을 들여다보면서 이런 생각을 해봤습니다. 여기 있는 메이커들이 힘을 합치면 수공구로 짜 맞춘 목재, 그 자리에 뽑은 플라스틱, 신소재 합금을 활용해 태양열로 구동되는 친환경 융·복합 VR 액세서리 모듈 정도는 만들 수 있지 않을까?

 

 

# 프로젝트를 진행하면서 힘든 순간은 언제인가요?

 

두 가지가 떠오릅니다. 첫 번째는 적당한 재료 구하기와 짜 맞추기, 두 번째는 주변의 시선입니다. ‘방구석 RC카 프로젝트와 같은 방식으로 만든 물건이 아직 없다 보니 참고할 이미지도, 이 물건을 만들기 위해 마련된 재료도 따로 없었습니다. 그러다 보니 여기저기서 물건을 떼서 짜 맞추는 과정이 쉽지 않았습니다.

두 번째는 쓸모없는 물건을 만든다는 주변의 반응을 접할 때였는데 조금 힘들었습니다. 쓸모의 기준에 대해서 그리고 효율성과 신속 정확성 때문에 놓치고 있었던 것들에 대해서 고민해 볼 수 있는 좋은 기회였지만 가끔씩 힘이 빠지는 순간도 있었습니다.

 

 

# 지역의 메이커 문화 확산을 위해서 어떤 역할을 하고 싶나요?

 

메이커는 아무것도 아니다라는 인식을 전파하면 좋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일반적으로 메이커를 떠올리면 보통 제조업, 스킬, 자격증, 공산품, 큰 공장, 위험하고 시끄러운 기계, 얼굴에 기름 묻은 근육질 남자들의 세계와 같은 것들을 떠올리는 것 같아요. 조금 딱딱하고 진입장벽이 높다는 느낌이 들었습니다.

반면 방구석 메이커즈는 약간은 어설퍼 보이는 팀원들이 방구석 RC카 프로젝트를 진행하니 이 모습이 그래도 조금은 만만해 보이는 느낌이 드는 것 같아요. 저희가 더 활발히 활동하면서 시민들과 함께하다 보면 물건 직접 고치기’, ‘직접 만들어 써보기’, ‘소규모 수공업 생산’, ‘물건의 순환같은 소소한 메이커 활동이 조금씩 사람들에게 와닿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이런 저희만의 활동도 메이커 문화 확산에 도움이 되지 않을까요? 저희는 메이커 문화 확산을 위해 만만한 메이커의 역할을 하고 싶습니다.

 

 

[사진제공: 방구석 메이커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