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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ews maker] 최연소 메이커 슈브함 바네르제 시각장애인용 레고 점자 프린터 제작 스토리
등록일 : 2020-02-07 10:30:44 조회수 : 52

최연소 메이커 슈브함 바네르제

시각장애인용 레고 점자 프린터 제작 스토리

 

 

우리는 다양한 장소에서 점자(點字)를 발견한다. 공공시설에서는 시각장애인을 위한 점자 안내판을 설치하는 등 편의시설을 제공하고 정부에서는 맹학교, 공공도서관에 점자 프린터, 점자 인쇄실 등을 지원하고 있다. 하지만 장애인을 위한 지원 서비스는 공공을 위함이지 개인의 몫은 아니다. 특히 점자 프린터의 경우, 시각장애인 개인이 마련하기에는 비용 부담이 문제가 됐다.

2014, 어린이들이 가지고 노는 장난감 레고로 점자 프린터를 만들어 세상을 깜짝 놀라게 한 메이커가 있었다. 단순한 호기심에서 출발해 브레이고 랩스(Braigo Labs)’라는 회사 창업까지 성공시킨 슈브함 바네르제(Shubham Banerjee)가 바로 그 주인공이다. 점자 프린터를 만든 당시 나이는 고작 13세였다. 어린 나이에 점자 프린터를 만들었다는 사실보다 시각장애인을 위해 만들게 된 사연이 더욱 감동적이었다.

국내에서는 인텔 코리아 페이스북을 통해 소개되면서 대중에 이름을 알린, 최연소 메이커 슈브함 바네르제. 시각장애인 보급용 점자 프린터를 만들게 된 감동적인 이야기를 지금 소개한다.

 

 

 

# 호기심에서 시작된 점자 프린터 제작

 

점자는 시각장애인을 위해 개발된 문자로 볼록한 점들의 위치를 활용해서 문자로 나타낸다. 1821년 프랑스에서 점자를 최초로 고안한 루이 브라유(Louis Braille)의 이름을 따서 영어권에서는 점자를 브라유(braille)'라고 부른다. 일반적으로 점자는 점 6개를 이용해 문자로 표기한다.

시각장애인도 점자를 통해 비장애인처럼 독서가 가능하지만 시간이 오래 걸린다. 시각장애인의 독서 문제 중 점자책의 낮은 보급률과 더불어 가장 큰 문제는 비용이다. 볼록한 점 때문에 일반 책보다 커지고 두꺼워지면서 비용이 늘어나게 되는 것이다.

점자 프린터의 경우 사정은 더욱 심각하다. 비장애인 각 가정마다 프린터를 보유하듯 시각장애인 개인이 점자 프린터를 소장하기에는 금액이 상당한 편이다. 공공기관에 가야만 점자 프린터를 사용할 수 있기 때문에 많은 시각장애인이 이용에 대한 불편을 토로할 수밖에 없었다.

 

 

[사진출처: 브레이고 랩스 페이스북]

 

 

미국 실리콘밸리에 살던 당시 13세 인도계 소년 슈브함 바네르제는 201312월에 시각장애인에게 기부하세요!’라는 광고 문구를 우연히 보게 된다. ‘앞이 보이지 않는 사람들은 어떻게 글을 읽을까?’ 이 간단한 호기심에서 레고 점자 프린터는 시작되었다.

슈브함 바네르제는 인터넷으로 조사한 결과, 점자 프린터의 가격이 무려 200만 원 이상 나간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그리고 시각장애인이 점자 프린터를 개인 소장할 수 있도록 선량한 마음으로 점자 프린터 만들기에 착수했다.

그가 사용한 도구는 학생답게 레고 로봇 제작용 키트 마인드스톰 EV3'였다. 3주 동안 로봇을 만들고 부수기를 7차례 반복한 끝에 점자 프린터를 만드는 데 성공, 학교 과학경진대회에 출품해 큰 호응을 얻었다. 비용은 단 350달러, 기존 점자 프린터의 1/4 수준이었다. 그가 만든 레고 점자 프린터를 보고 모든 이가 그의 창의력에 감탄했다. 최연소 메이커의 탄생을 알리는 순간이었다. 슈브함은 점자를 뜻하는 브라유(Braille)’레고(Lego)’ 단어를 합쳐 자신이 만든 점자 프린터에 브레이고(Braigo)’라는 이름을 붙였다.

 

 

 

[사진출처: 브레이고 랩스 페이스북]

 

 

# 시각장애인을 위한 선한 영향력

 

2014년 가을, 슈브함 바네르제가 만든 레고 점자 프린터가 학교 출품에 그치지 않고 브레이고 랩스라는 회사 창업까지 이어질 수 있었던 건 슈브함 부모의 헌신이 있었기 때문이다. 인텔에서 엔지니어로 근무하던 아버지 닐로이 바네르제는 아들의 창의성을 높이 평가해 35천 달러(4천만 원)를 투자했고 이에 슈브함은 브레이고 1.0 버전을 개선한 브레이고 2.0 개발에 성공할 수 있었다. 현재도 슈브함 바네르제 부모님은 브레이고 랩스 대표와 이사직을 맡으며 아들의 창작활동 및 개발에 지원을 아끼지 않고 있다.

슈브함이 만든 점자 프린터의 장래성을 알아본 인텔의 벤처 투자 담당자는 그의 어린 나이에도 불구하고 과감한 투자를 결심했다. 대기업의 든든한 지원을 받은 슈브함은 휴대 가능하고 와이파이와 블루투스로 문자를 입력할 수 있는 사이트와 연동되는 기술 개발에 성공했다. 200만 원의 비용과 9kg이라는 무게. 기존 점자 프린터의 비용과 무게를 절반으로 낮춰 상용화하겠다는 목표로 슈브함 바네르제는 지금도 연구에 매진하고 있다.

 

114일은 점자의 날이다. 1926114, 시각장애인의 세종대왕으로 불린 송암 박두성 선생이 한글 점자인 훈맹정음을 만든 날을 기념하기 위함이다. 박두성 선생은 미국 선교사가 만든 한글에 맞지 않는 4점식 점자를 6점식으로 바꾸는 등 맹아 교육에 평생을 헌신했다. 시각장애인이 장애를 딛고 독립적인 삶을 살았으면 하는 인도적인 마음에서 비롯된 것이다.

슈브함 바네르제가 레고로 점자 프린터를 만든 것도 이와 비슷하지 않았을까? 2014년 영국 트러스티드 리뷰 ‘2014년 기술혁신상과 노미넷의 선한 기술상을 수상한 슈브함 바네르제. 그의 목표는 최연소 창업가로 남는 게 아닌, 많은 시각장애인이 저렴한 가격으로 점자 프린터의 혜택을 누리게 되는 것이다. 선한 영향력으로 우리가 사는 세상을 조금이나마 밝게 만드는 데 일조하는, 슈브함 바네르제의 노고에 박수를 보낸다.

 

 

[사진출처: 브레이고 랩스 페이스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