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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이커문화] 아두이노로 살아 있는 숲 : 원심림
등록일 : 2018-01-02 01:28:30 조회수 : 2,596

 

아두이노로 살아 움직이는 숲, 원심림

 

국립현대미술관 마당에 숲이 들어섰다. 미술관 건물 사이로 우뚝 솟은 나무들은 사람들이 거닐때마다 회전하며 바람과 그늘을 만들어 낸다.
핵심 동력인 ‘원심력‘과 숲을 뜻하는 ’원시림‘의 합성어인 원심림은 4m가 훌쩍 넘는 원심목과 이를 제어하는 아두이노.
작은 아두이노는 어떻게 거대한 원심을 살아 움직이게 했을까?

 

 

 

마당을 둘러싼 국립현대미술관 사이로 원심림이 우뚝 솟았다.
각각의 원심목들이 회전하며 그늘과 바람을 만들어 시민들에게 쉼터를 제공하고 있다. ⓒ국립현대미술관

 

 

도심 속 원심림, 숲이 살아 움직인다.

 

원심림은 14개의 인공나무 원심목이 회전하며 각각 다른 모양으로 바람과 그늘을 만드는 인공 숲이다. 이 원심림은 국립현대미술관과 뉴욕현대미술관, 현대카드가 공동 주최한 ‘젊은 건축가 프로그램(Young Architects Program, YAP) 2017’의 최종 우승자인 양수인(건축사무소 삶것 소장)의 작품이다. 원심림이 완성되기까지 양수인 대표와 함께한 숨은 공신이 있다. 바로 메이커 전문 그룹인 팹브로스 제작소(김용현, 정성일)가 그 주인공으로, 양수인 소장의 아이디어를 실현시키기 위해 함께 머리를 맞댔다. 팹브로스 제작소에서 원심목의 구조적 설계와 구동부 설계부터 프로토 타입 제작과 제어 시스템을 개발까지 도맡았다.

 

 

 

한 밤 중의 원심림. 조명이 더해져 원심목들의 움직임이 몽환적인 분위기를 만들어 낸다. ⓒ홍철기

 

 

아두이노는 어떻게 원심목을 움직이게 할까?

 

원심림을 이루는 원심목은 나뭇잎(캐노피)이 회전하면서 큰 지붕처럼 펴져 그늘을 만들고, 회전을 멈추면서 나뭇잎이 아래로 처져 그늘을 감춘다. 나뭇잎이 바람에 의해 영향을 받으면서 마치 해파리처럼 예상치 못한 모습으로 일렁이는 것이 특징으로, 기계적인 생명체가 스스로 한계를 느끼면서도 생존해 가는 방식처럼 보인다.

 

 

 

원심목은 제각각 다른 나뭇잎(캐노피)을 갖고 있어 회전하며 다양한 나무 모양을 연출한다.
바람결에 따라 나뭇잎이 살랑거리는 것이 마치 살아있는 듯한 움직임을 자아낸다. ⓒ홍철기

 

 

아두이노는 원심림에서 크게 두 가지의 역할을 한다. 전시 장소에 설치된 풍속계에서 바람의 상태를 측정하는 것과 각각의 원심목 설치된 모터를 회전시키는 것이다. 풍속계의 아두이노가 바람의 상태를 측정해 정보를 서버에 전달하면, 서버는 풍속 정보를 분석해 모터의 적정 회전 속도를 판단한다. 그리고 이 적정 회전속도를 각각의 원심목에 설치된 아두이노에 전달해 모터의 속도를 제어하는 것이다. 쉽게 말해, 바람이 안 불 때 모터를 움직이게 하고 바람의 상태에 따라 회전속도를 조정해 모터가 과부하되지 않도록 하는 것이다.

 

 

책상 위의 원심림, 미니 원심림 제작 워크숍

 

무한상상실 아트팹랩에 작은 원심림이 생겼다. 거대한 원심목을 작은 축소시켜 놓은 미니 원심목들이 책상 위에 작은 원심림을 만들어 낸 것이다. 지난 8월 15일 국립현대미술관 무한상상실의 아트팹랩에서 미니 원심림 제작 워크숍이 열렸다.

 

 

지난 8월 15일, 국립현대미술관 무한상상실 아트팹랩에서 미니 원심림 제작 워크숍이 열렸다. ⓒ팹브로스 제작소

 

 

미니 원심림 워크숍은 팹브로스 제작소의 김용현 메이커가 지도했다. 워크숍은 양수인 소장의 소개 영상과 함께 원심림의 기획 의도와 제작 과정을 설명하는 것으로 시작됐다.
워크숍의 주요 활동은 미니 원심목 제작. 참가자들이 원심목 키트를 사용해 원심목을 30㎝ 크기로 축소시킨 미니 원심목을 제작한다. 미니 원심목은 기존 원심목과 동일한 제작원리와 과정으로 만든다.

 

 

 

미니 원심림 제작 워크숍 참가자들은 직접 땜질로 모터와 모터드라이브를 연결하고, 키트를 조립해 미니 원심림을 제작했다. ⓒ팹브로스 제작소

 

 

참가자들은 김용현 메이커의 지도에 따라 아크릴 조각을 조립하고, 직접 모터와 모터 드라이버를 설치했다. 모터와 모터 드라이버, 그리고 속도 조절기를 연결하기 위해 납땜도 했다. 이 날 워크숍에 참여한 한 참가자는 “원심목을 보며 ‘이것을 어떻게 작게 만들지?’하고 궁금했는데, 실제로 만들어보니 예상했던 것보다 쉬워 놀랐다”며 소감을 밝혔다.

 

 

 

ⓒ팹브로스 제작소

 

 

 

아두이노의 가능성에는 경계가 없다

 

작년부터 소프트웨어 수업이 정규 교과과정에 편성되면서 아두이노 교육에 대한 관심이 급증했다. 게다가 4차 산업혁명이 화두로 떠오르면서 아두이노 교육이 사물인터넷이나 로봇 분야에 접근하는 입문과정이라는 인식이 두텁다.
본래 아두이노는 예술가들이 프로토 타입과 작품을 용이하게 제작할 수 있도록 개발됐다. 사물인터넷과 로봇 분야에서 아두이노가 매우 효과적으로 이용되지만, 아두이노의 활용 범위가 이 두 분야에 국한되어서는 안 된다. 제한적인 시선을 걷어내고 건축과 예술, 환경 등 다양한 분야와 융합됐을 때, 아두이노가 펼칠 수 있는 세계는 훨씬 풍요로워질 것이다.

 

 

WRITE. 팹브로스 제작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