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이커 읽을거리

[메이커로 살기] 인생은 한 번뿐! YES I CAN MAKE!
메이커무브먼트를 이끄는 김용현 메이커 & 정성일 메이커
등록일 : 2018-07-04 02:01:57 조회수 : 1,270

 



김용현 메이커가 만드는 즐거움을 처음 안 건 종이비행기를 날리면서였다. 팹브로스 CI에 종이비행기가 새겨진 이유다. 정성일 메이커의 터닝 포인트는 대학시절이다. 파트너인 김용현 메이커를 만난 것도, 동아리 활동을 하며 제작의 맛을 들인 것도 대학생 때였다. 대학동기로 만난 두 사람이 메이커무브먼트의 본보기인 팹브로스를 창립한 건 3년 전 일이지만, 이들이 메이커로 성장하게 된 모멘텀은 생의 곳곳에 자리한다.​

 


김용현 메이커




지금도 저는 ‘어떻게 만드는지’에 관심이 많아요

김용현 메이커는 팹브로스에서 하드웨어 제작 부분을 맡고 있다. 기계공학과 디자인공학을 전공한 그는 어릴 때부터 만들기를 좋아했다. “고등학생 때였는데 자전거 작동 원리가 궁금한 거예요. 무작정 분해하다보니 망가지기 일보직전이더라고요. 이걸 어떻게든 복구해야겠다 싶어 부품을 구하러 다녔죠. 그 와중에 세척도 하고 도색도 해봤어요. 어느새 제가 원하는 특별한 자전거가 되어 있더라고요. 학교에서 물로켓 만드는 것과는 다른 재미와 희열이 있더라고요.
” 대학 전공을 ‘기계공학’으로 택한 것은 재밌을 것 같아서였지만 결정하기까지 불만이 많았다.
“이 과에 가서 정확히 무엇을 배우는지 모르잖아요. 졸업하면 어떤 일을 하는지도 막연하고요. 이름이 기계과니까 기계를 만드는 곳인 줄 알았어요.
그런데 막상 제작을 할 수 있는 건 졸업작품을 만들 때밖에 없어요. 기계과는 기계를 튼튼하고 안전하게 만들기 위한 계산을 하는 데더라고요. 솔직히 재미는 없었어요.”
이론을 배운 덕에 ‘그때 자전거 도색을 이렇게 했더라면 좋았겠구나.’ 싶은 적이 있었지만 맘껏 만들기를 할 수 있을 것이라 기대는 실망으로 바뀌었다. 전공 수업에서 생긴 갈증을 풀어준 것은 ‘만들래’라는 동아리였다. 가끔 있는 메이커 관련 교육에서 만난 타 대학 친구들과 주말에 만나 ‘말도 안 되는 것’을 만들고 노는 모임이었다. 10년 전만 해도 국내에 ‘메이커’라든지 ‘메이커스페이스’란 개념이 자리 잡기 전이었다. 모임 장소를 변경하면서 서로 만들고 싶은 것을 공유하고 재료는 어디서 사면 좋은지, 어떤 프로그램이 도움이 되는지 정보를 나누며 서로에게 힘을 실어주는 정도였다. 10명 남짓한 그 멤버들은 훗날 로봇분야 메이커가 되고, 스타트업 창업자가 되어 메이커문화 형성의 주춧돌이 되었다.

 


왼쪽부터 김용현 메이커, 정성일 메이커




이걸 하면 재밌겠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정성일 메이커는 10년 넘게 단거리 육상선수로 활동했다. 뒤늦게 공부를 시작한 탓에 학교생활에 충실했다. 대외활동보다는 전공 수업과 눈앞에 주어진 것에 성실히 임했다. 그러던 어느 날 고개를 들어보니 다른 사람들이 사는 모습과 세상 돌아가는 모습에 관심이 가기 시작했다. 안 보이던 것들이 눈에 보이기 시작한 것과 가슴 뛰는 일이 무엇인지 깨닫게 된 것도, 대학 동기이자 ‘옆집 형’인 김용현 메이커가 드론 만드는 것을 보며 재밌겠다는 생각이 들어 같이 하자고 한 것도 그때였다.
“전에 안 보이던 것들이 보이니까 ‘이걸 하면 재밌겠다, 이 분야는 더 파고들고 싶다’ 이런 욕심이 생기더라고요. 지금 하고 있는 일이 그때 자발적으로 배운 것들이에요.”
정성일 메이커는 팹브로스에서 제작 관련 소프트웨어 분야를 담당하고 있다. 김용현 메이커가 하드웨어를 만들면 정성일 메이커가 그것을 어떻게 구현할 지 프로그래밍을 짜는 것.첫 직장 역시 두 사람의 동아리 활동을 지켜 본 회사의 관계자가 먼저 같이 일해보자고 제안해서 들어간 곳이었다. IoT플랫폼 회사였는데 메이커무브먼트와 관련한 기획팀이 따로 구성되어 있어 그곳에서 1년간 메이커 행사를 기획하는 일을 했다. ​
 

 

Make play Run! 만들고 즐기고 배우다!

팹브로스가 2015년부터 펼쳐온 행사가 있다. 바로 드론 파이트 클럽이다. 드론을 제작하는 사람들이 즐기는 문화를 만들고자 기획한 프로젝트다. 대학시절 사진공부를 하던 김용현 메이커가 인턴 경험을 쌓기 위해 뉴욕에 간 적이 있었는데 그때 우연히 드론을 접하게 되었다.



드론파이트 클럽 기획, 총괄 운영 / 출처: 팹브로스



“디자인과 예술 쪽에도 관심이 많아요. 디자인 전공하는 친구들과 비교하니까 뒤처지는 것 같더라고요. 제가 하고 싶은 디자인은 기계를 사용할 수 있는 사진이었던 것 같아요. 학교 홍보팀에 들어가서 학교 홍보용 사진도 찍고, 인터뷰 촬영도 하면서 실무경험을 익혔어요.
그러다 이 일을 직업으로 삼으면 어떨까 싶어 뉴욕에 인턴 경험을 쌓으러 갔었어요. 기계과 포토그래퍼를 환대하는 데는 없다고 생각했는데 다행히 한 곳에서 연락이 와서 갔습니다. 그곳에서 드론을 처음 봤어요. 항공촬영을 하기 위해 드론을 쓰더라고요. 그 회사에서 일하고 싶어서 드론 제작 공부에 매달렸었는데 그때 드론 제작의 재미에 푹 빠지게 되었어요. 인턴 생활을 마치고 한국에 돌아올 무렵 우리나라에도 드론이 인기를 끌기 시작하더라고요. ‘어, 나도 드론 좋아하는데’ 싶어서 동아리 친구들과 함께 드론을 만들었고 그 재미를 공유하고자 기획한 것이 드론 파이트 클럽입니다.”​

 


해커톤, 메이커톤 기획, 운영 / 출처: 팹브로스



팹브로스에서는 드론 파이트 클럽 행사 외에 여러 대학 초청으로 메이커톤 행사를 실시하고 있다. 두 사람에게 메이커톤을 여러모로 유의미하다. 08학번인 두 사람이 메이커톤에 참가한 것은 졸업 무렵. 그때 처음 메이커톤이 생겼기 때문이다.
“처음으로 참여한 메이커톤이어서 자극을 많이 받았어요. 비슷한 취향을 가진 사람들이 교류하면서 더 성장할 수 있는 자리였으니까요. 이후로도 자주 만나서 새로운 걸 시도할 수 있고요. 그때 그 기억을 살려 지금도 이 프로젝트에 애정을 쏟고 있습니다.”
정성일 메이커가 과거에도 현재에도 가슴 벅찼던 순간은 메이커톤에 있었다.
“저희 팹브로스가 운영하는 메이커톤에는 대학생들의 참가가 점점 늘어나고 있어요. 학교 측에 꼭 저희를 불러달라고 하는 팀들과 학생들도 있고요. 다시 가서 보면 그 사이에 성장해 있는 친구들이 있어요. 전에는 꽤 서투르던 친구였는데 6개월만에 혼자 프로그래밍하고, 전기 납땜하고, 3D프린터도 다루며 척척 해내더라고요. 그런 친구들을 보면 뿌듯함 이상의 그 어떤 감동이 있어요.”​

 



처음에는 작업공간조차 없어서 이동식 콘테이너 하나를 두고 작업은 주차장에서 했다. 아르바이트로 하나둘 맡은 일은 점차 늘어나 사업이 되었고, 어느새 사업자등록증까지 갖춘 정식 창업자가 되었다. 메이커 관련 교육과 행사기획의 시작은 자신들이 대학시절 메이커로 겪었던 갈증과 결핍에 대해 누구보다 절실했기 때문이었다. 이들의 최종 꿈은 우리나라에 없는 메이커스스페이스의 완결판 격인 프로토타이핑센터를 만드는 것이다. 네트워크와 협업으로 이어지는 메이커 문화의 씨앗이 되고 싶어 시작한 일은 이제 나무가 되어 자라고 있다.​


TIP. 김용현 메이커와 정성일 메이커가 조언하는 ‘메이커로 사는 법’



1. 찾아가 조언을 듣는 걸 두려워하지 마세요
두 사람 다 풀지 못하는 문제를 받으면 저희는 모르는 분이라도 찾아가서 여쭙곤 했어요. 아무것도 모르니까 절박했어요. 최근까지도 제작하다가 막히는 것이 생기면 제작 업체에 찾아가 여쭤보곤 합니다. 감사하게도 젊은 친구들이 재밌다면서 좋게 봐주시고 기꺼이 도와주십니다.​

2. 본인만의 프로젝트를 만들어서 달성해보세요
꼭 만드는 것이 아니라도 좋습니다. 본인만의 프로젝트를 세워서 기간 안에 달성하고 성취해보세요. 독후감 10개 쓰기, 집밥 해먹기, 사진 찍고 전시회하기 등 무엇이든 좋아요. 과제는 수동적이지만 본인만의 프로젝트는 자발적으로 하는 것이라서 성취감이 다릅니다. 단, 혼자 말고 여럿이 팀을 짜서 함께 해보세요. ​

3. 완성한 프로젝트는 꼭 공유하세요
프로젝트의 마무리는 공유입니다. SNS든 블로그든 자신이 실행하기 위해 계획하고, 제작하기 위해 힘들어한 것을 기록하고 공유하면 내가 하는 걸 누군가는 관심있게 보고 자연스럽게 네트워킹이 됩니다. 꾸준히 하다보면 그걸 필요로 하는 사람이라든가 좋아하는 사람이 생겨요. 협력자와 조언해주는 사람도 나타나고요. 메이커 되는 것 어렵지 않아요.​


INFO. 팹브로스

팹브로스는 김용현, 정성일 메이커가 2016년 1월 공동 창업한 메이커 그룹이다. 패브리케이션(fabrication: 제작, 제조)과 브라더스(brothers: 형제)의 합성어로 제작과 문화행사 기획, 메이커 교육을 진행한다. 2017년 5월까지 캠퍼스디(Campus D)의 메이커스페이스를 운영하던 중 산책길에 발견한 선유도역 인근 공장지대의 건물 하나를 임대해 팹브로스만의 작업공간으로 만드는 중이다. 많은 사람들이 하고 싶어하는 걸 돕고 싶다.​

·사이트 : http://fab-bros.blog.me/221065397733
·연락처 : 02-3667-8805


 

 

글. 편집부 / 사진. 김정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