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이커 읽을거리

[메이커 스페이스] 여성 메이커에게 '수학'의 날개를 달아주다
매쓰메이커 스페이스
등록일 : 2018-09-18 14:07:02 조회수 : 1,421

따스한 조명과 톤다운된 블랙&브라운 인테리어, 여기에 향긋한 커피향까지... 입구에서부터 설렘을 안겨주는 이곳은 (주)수학사랑의 ‘매쓰메이커 스페이스(Math Maker Space)’이다. 한국과학창의재단의 메이커 스페이스 구축·운영 사업에 선정되어 복합 수학문화 활동공간으로 조성된 이곳은 경력단절 여성 메이커를 포함하여 많은 메이커들에게, ‘수학을 이용한 메이킹’이라는 날개를 달아줄 계획이다.



서울 서초구 방배동에 위치한 매쓰메이커 스페이스 전경



# 메이커 스페이스 구축·운영 사업에 참여하게 된 계기가 있다면?

20년 넘게 ㈜수학사랑이라는 수학 교육 기업을 운영해 왔는데, 이와 관련해 창작 및 일자리 창출을 위한 상시 운영 공간의 필요성을 절실하게 느꼈습니다.
하지만 일반 기업이 이런 혁신 공간에 외부 지원 없이 투자하기에는 부담이 컸어요. 그러던 중 한국과학창의재단의 사업 공지를 보고 참여하게 되었습니다.
지원 덕택에 바라던 공간을 만들고, 필요한 첨단 기기들도 구입할 수 있게 되어 감사한 마음입니다.




매쓰메이커 스페이스 황혜린 소장



# 수학을 주제로 한 점이 특이한데요, ‘매쓰메이커 스페이스’에 대해 구체적으로 설명해 주세요.

매쓰메이커 스페이스는 수학을 매개 삼아 작품을 만들 수 있는 공간이자, 수학 관련 차별화된 경쟁력을 갖추게 해 메이커들이 창업을 할 수 있도록 돕는 공간입니다. 사실 수학이라고 하면 ‘교육’만이 연상되어 ‘일반 학원’이라고 생각하고 찾아오시는 분들이 많은데, 저희는 수학공예작품 창작 및 창업 지원, 수학공예 강사 양성 등을 진행하고 있는 매쓰메이커 스페이스입니다.




매쓰메이커 스페이스에서 탄생한 수학공예 작품들



# 이곳 시설에 대해 소개해 주신다면?

우선 1층은 카페입니다. 커피 판매에 더해 일반인 체험 프로그램을 운영하면서 매쓰메이커 스페이스에 대한 심리적인 문턱을 낮출 수 있는 시설로 운영 중입니다. 2층은 좀 더 심화 과정을 진행하는 공간입니다. 3D프린터부터 코딩기기까지 수학공예를 위한 다양한 기기들이 갖춰져 있는데, 이러한 전문기기를 사용해 창작 및 창업 준비를 하는 공간입니다. 3층은 수학박물관입니다. 최초의 계산기 등 수학 관련 귀한 유물들이 전시돼 있습니다. 화요일 오후 5시 예약자에 한해 일반인들에게도 공개하고 있어요. 지하 1층은 수학도서관으로 운영 중입니다. 도서관의 정식 명칭은 ‘서초수학작은도서관’인데요, 수천 권의 수학 관련 도서와 교재들을 구비하고 있습니다. 공간 하나하나가 참 예쁘고 알차서 많이들 놀라곤 하세요.




3층 ‘수학박물관’ 전경(왼쪽), 지하 1층 ‘서초수학작은도서관’ 전경



# 활동하고 계신 메이커 분들 중 수학 관련 창작활동을 하거나 창업을 한 사례가 있다면 소개해 주세요.

다면체의 특징을 결합한 ‘미니 세팍타크로’라는 수학교구를 만들어 올해 2월에 런칭하며 개인 창업에 성공하신 메이커 분이 계시는데, 그분의 8월 한 달간의 매출만 해도 1,200만 원이 됩니다.
또 가장 최근에는 업싸이클링 디자인 업체와 협업한 사례도 있습니다. 한 가지 패턴을 반복하는 테셀레이션이라는 수학적 기법을 G스탠드라는 상품에 더한 것이에요. 이것을 교구로 꾸며 일선의 수학 교사 분들과 직무연수를 했는데 좋은 반응을 얻었습니다.
두 상품 모두 공예품으로서 ‘심미성’만 가지고 선전을 했다면 이렇게 좋은 성과를 내지 못했을 거예요. 수학적 가치가 더해진 데다, 매쓰메이커 스페이스의 모체인 (주)수학사랑의 판로와 노하우가 결합된 결과라고 할 수 있지요. ㈜수학사랑은 공립학교들에 강사 및 교구를 지원하는 사업도 하고 있거든요.



# 이용자들의 반응은 어떤가요?

평소 접하기 어려웠던 고가의 여러 장비가 다양하게 구비되어, 머릿속으로 상상만 하던 것들을 구현해낼 수 있게 되었다며 많이 기대하고 계세요. 또 공간이 너무 예뻐서 저절로 무언가가 만들어질 것 같다고 하시는 분들도 계셨고요. 오랫동안 가사에 전념하셨던 경력단절 여성들 같은 경우에는 온전히 나만을 위한 시간, 그리고 나를 위한 공간이 마련됐다는 점에서 굉장히 만족하고 계세요.




매쓰메이커 스페이스 스탭들. 왼쪽부터 전민주 실장, 오연정 매니저, 권숙란 강사, 황혜린 소장



# 주 이용 예상 고객 중 경력단절 여성이 눈에 띄는데요. 여성 메이커들이 늘어나기 위해서는 어떤 것이 필요할까요?

경력단절 여성의 경우, 몇 년이고 장기적으로 꾸준히 준비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많은 분들이 출산만이 여성의 경력단절을 야기하는 줄 아시지만, 사실 여성 경력단절은 일회에 그치지 않아요. 초등학교 입학, 중학교 2학년, 대망의 고등학교 3학년 등 아이의 성장과정에 따라 몇 번이고 경력단절을 경험하는 것이 현실이죠. 즉, 단기간 집중해서 성과를 내기 힘든 삶의 패턴인 셈이에요. 따라서 저희 같은 경우에도, 사용자 특성에 맞추어 좀 더 용감히 성장해 나갈 수 있도록 계속해서 지원을 받을 수 있었으면 하는 바람이 있습니다.



# 앞으로 바라는 점이 있다면?

이곳을 이용하는 수학교사 분들께는 실제 수업에 도움이 되는 공간이자, 여성 창업가 분들에게는 자립을 위한 아지트가 되길 바랍니다. 그리고 일반인들에게는 수학을 교육 외의 시선으로 바라볼 수 있는 장이 되었으면 합니다. 기존의 수학 교육을 통해 얻게 된 수학에 대한 부정적인 인상도 털어내시길 바라고요. 저희 시설을 통해 수학을 실천하는 적극적인 주체들이 더욱 더 많아지셨으면 좋겠어요!



Mini Interview 



 


왼쪽부터 김이선 메이커, 이윤미 메이커, 이혜정 메이커



수학교구 ‘미니 세팍타크로’를 만들어
창업에 성공한 김이선 메이커


저는 대학에서 수학을 전공하고, 공·사교육 업계에서 꾸준히 일해 왔습니다. 수학 자체에 전혀 관심이 없는 아이들이 너무 많다는 사실에 놀라 수학공예를 시작했어요. 어떻게 하면 아이들에게 수학에 대한 호기심과 흥미를 심어줄 수 있을까 고민했고, 이것이 수학공예강사 양성 과정 수료 및 연구 스터디 참여, 창업까지 이어지게 되었습니다. 누구나 손쉽게 수학공예를 즐길 수 있게 하는 데 제가 보탬이 될 수 있도록 앞으로 더 적극적으로 활동할 계획입니다.



출산 전에는 수학강사, 지금은 전업주부이자
새로운 꿈을 키우는 이윤미 메이커


출산 전에는 수학강사로 활동했지만 지금은 4살, 6살 아이들을 키우는 전업주부입니다. 매쓰메이커 스페이스에서 그동안 궁금했지만 접근하기 어려웠던 가죽공예기기나 3D프린터 등을 사용해 볼 수 있다니 기대가 큽니다. 매쓰메이커 스페이스는 저와 비슷한 환경의 여성들이 모여, 수학 수업을 위한 좋은 교구를 함께 고민하고 만들어볼 수 있는 귀한 공간입니다.



포항에서 서울까지 통학하며
배움의 기쁨을 누리는 이혜정 메이커


아이들 나이가 11살, 13살이 되니 여유가 생기더라고요. 그래서 제 자신에게 투자하고 싶어져서 수학공예를 배우기 시작했습니다. 저는 집이 포항이라 이곳까지 먼 거리를 ‘통학’하고 있습니다. 거리가 멀어 힘들기도 하지만 배움이 즐겁고 하루하루 성장하는 것이 느껴져 스스로 뿌듯합니다. 아이들과도 이런 경험을 나누고 싶어 ‘매쓰메이커 경연대회’에 참가하기도 했는데, 뜻하지 않게 수상의 영광을 안기도 했습니다.




글. 구지회 / 사진. 이지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