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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버스토리] 청소년기 메이커 활동을 위해 버려야 할 편견 세 가지
등록일 : 2019-02-24 12:21:35 조회수 : 1,161

국내·외 청소년기 메이커 활동의 중요성이 부각됨과 동시에 청소년들을 대상으로 한 메이커 활동이 활발하게 증가하고 있다. 그렇다면 과연 청소년기에 필요한 올바른 메이커 교육 방법은 무엇일까. ㈜브레이너리메이커스의 정종욱 대표가 고견을 전해왔다.





# 청소년기 메이커 활동은 어떤 의미가 있을까

지난 100년의 교육은 효율성과 대량생산을 기반으로 한 2차 산업혁명 시대의 교육이었다. 그러던 중 정보기술의 혁명으로 인해 새로운 산업이 등장하고 정보기술이 다양한 분야에 적용되면서 이러닝(e-learning)을 기반으로 한 다양한 교육적 모델들이 시도되었다. 그러나 가장 대표적인 MOOC(Massive Open Online Course; 온라인 공개 수업)조차도 여러 문제점과 교육적 가치에 대한 도전을 받고 있다. 필자는 이러한 상황에서 미래를 살아갈 청소년에게 어떤 활동의 변화가 있어야 하는가에 대해 고민해왔고, 이에 대한 해결책으로써 지난 4년간 청소년들을 대상으로 다양한 메이커 활동을 펼쳐왔다.
그렇다면 청소년기 메이커 활동은 어떤 의미가 있을까. 메이커 활동이 청소년기에 어떤 의미가 있는가에 대한 명확한 정의가 없다면, 기존의 수많은 ‘만드는 활동을 해왔던 교육들’과 차이를 찾기 어렵다. 물론 기존의 무엇인가를 만드는 교육과 굳이 차이가 있어야 하는 것은 아니다. 교육은 새로운 개념이나 구조를 실험하는 장이 아니라 미래를 살아갈 아이들에게 살아낼 수 있는 힘을 길러주는 매우 현실적인 과정이기 때문에 용어나 이슈가 중요한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청소년기 메이커 활동은 기존의 교육과는 분명한 차별점을 가진다.




정종욱 대표와 메이커 활동을 하고 있는 청소년의 모습



# 해외 역시 청소년기 메이커 활동이 확산되고 있다

현재 전 세계적으로 메이커와 관련된 문화와 산업은 변화하고 있다. 국내에서는 메이커 스페이스가 확대되고 있지만, 메이커 문화를 대표적으로 이끌었던 미국과 중국은 양적인 면에서 감소하고 있다. 하지만 교육의 관점에서 본다면 미국과 중국의 많은 학교나 교육기관들이 메이커 프로젝트를 중심으로 한 과정을 개발하고, 메이커 스페이스와 유사한 공간을 확대하고 있다.
즉, 성인을 대상으로 하는 메이커 스페이스는 양적인 감소를 보이고 있는 것에 반해, 청소년을 대상으로 하는 메이커 스페이스는 증가하고 있는 것이다. 성인을 대상으로 한 메이커 문화와 청소년을 대상으로 한 메이커 활동은 다르며, 또 어떻게 달라야 하는지에 대한 이해가 필요하다.
지금의 메이커 문화가 단지 메이커들이 이끌고 있는 문화의 하나이거나, 메이커 운동의 일환으로 보면 모든 청소년들이 메이커 프로젝트를 할 이유를 찾기가 어렵다. 모든 청소년이 메이커가 되어야 할 필요는 없기 때문이다.



# 불확실한 미래를 살아가야 할 청소년들을 위해

앞서 잠시 언급한 것처럼 정보기술의 혁명으로 인해 청소년은 지금의 성인보다 더 불확실한 미래를 살아가야 한다. 문제는 그 불확실성이 어떤 문제를 야기할것인지조차 예상할 수 없다는 것이다.
그렇다면 청소년들에게 이러한 시대를 살아갈 어떤 준비를 시켜야 할까? 청소년들은 기존의 세대가 만나보지 못했던 새로운 문제를 새로운 기술과 방법으로 해결해 내야 할 것이다. 그러기 위해서는 다양한 문제들에 대한 깊이 있는 고민과 해결 대안들을 실험하고 그 과정에서 문제를 해결해 낼 수 있는 능력을 갖추어야 한다. 청소년들이 창의적으로 문제를 해결해 낼 수 있는 역량을 갖추도록 하는 하나의 방법이 메이커 활동이다.
청소년들이 자신의 손으로 직접 또는 다양한 기술을 적용해, 스스로 정의한 문제를 다양한 방식으로 해결하는 과정을 연습하고, 이 과정에서 자유롭게 실패하면서 배워나가야 한다. 그러나 현재의 교육 제도 아래에서의 메이커 활동은 매우 어려운 교육 방법이다. 지식을 전달하는 교육과 달리 재료와 도구가 필요하고, 다양한 기술과 전문성이 요구된다. 특히 교육과정에서 발생 가능한 다양한 문제를 적절하게 관리하고 통제할 수 있어야 한다. 그렇기 때문에 기존의 교육체제와 관점에서는 비용이 매우 높고, 운용에서의 효율성이 현저하게 낮다. 이를 극복할 수 있어야 하는 것이 가장 큰 과제이고, 이를 극복하기 위해서는 청소년기 메이커 활동에 대한 관점의 전환이 필요하다.



# 경험에 대한 정의를 바꿔야 한다

청소년기의 메이커 활동과 관련하여 현재 시점에서의 생각을 바꾸어야 할 것이 있다. 하나는 경험에 대한 정의이다. 많은 사람들이 청소년들에게 미래를 체험하게 하고, 새로운 경험을 할 수 있는 다양한 기회를 주는 것이 필요하다는 것에는 같은 생각을 가지고 있다. 그러나 실행 방법에 있어서는 과거의 방식을 답습하는 경우가 많다.




(주)브레이너리메이커스 주최로 열린 해외 청소년들과의 글로벌메이커 활동 모습



예를 들어 3D 프린터는 미래의 제조 산업을 바꿀 것이다. 하지만 그것은 쌓아가면서 무엇인가를 만드는 제조 형태에서의 변화가 아니다. 과거의 분할 설계에서 통합 설계가 가능해지는 설계 방식의 변화다. 그러나 현재 청소년들에게 제공되는 3D 프린터 관련 교육은 마치 작동 매뉴얼을 가르치는 것에 다름 아니다.
모델링의 경우에도 역시 기본적으로 다양한 파트로 구성되는 결합이라는 개념을 적용하기보다는 단지 하나의 덩어리를 뽑는 과정이 대부분이다. 미래 인공지능, IoT 등 첨단기술에 효과적으로 사용될 수 있는 대표적인 보드인 아두이노나 라즈베리파이에 대한 활동도 유사하다. 이것들로 무엇을 할 수 있는가보다는 어떤 센서를 활용할 수 있는지 등 기존 세대가 경험했던 것을 기반으로 한 전형적인 프로젝트가 대부분이다.
청소년들의 경우 기존 세대가 경험했던 것을 다시 경험할 가능성이 빠르게 줄어들고 있다. 그렇다면 메이커 교육에서 우리가 해야 할 일은 새로운 것을 실험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다. 경험에서 실험으로 생각을 바꾸고, 새로운 경험을 쌓아갈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청소년들의 메이커 활동은 경험이 아니라 실험이 되어야 한다.



# 성과와 평가에 대한 생각을 바꾸어야 한다

두 번째는 성과와 평가에 대한 생각을 바꾸어야 한다. 필자가 학생들과 다양한 메이커 프로젝트를 해오면서 가장 어려웠던 것은 학교에서의 평가였다. 과연 메이커 프로젝트를 통해 다양한 것을 만드는 학생들을 어떻게 평가해야 할 것인가. 근본적으로 다양하게 태어난 아이들이 다양한 생각으로 자신만의 것을 만드는 데 그것을 어떻게 평가할 것인가.
평가의 목적은 누군가가 배워야 할 것을 정확하게 어느 정도 배우고 있는가를 확인하고자 할 때 유용한 것이다. 그러나 미래 청소년들이 배워야 하는 것은 정의되지 않았고, 개별적으로 다양하며, 끊임없이 변하고 있다. 이는 평가라는 것에서 조금 더 자유로워져야 한다는 의미이다. 특히 청소년들이 친구들을 상호간의 경쟁 대상이 아니라, 혼자서는 해결할 수 없는 문제를 함께 해결해낼 수 있는 동료라고 생각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친구를 경쟁 대상이 아닌, 문제를 함께 해결하는 동료로 생각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 청소년기 교육에 대한 편견을 버려야 한다

마지막으로 지금의 청소년은 과거의 청소년들과 근본적으로 다르다는 것을 주지해야 할 것이다. 기존 세대가 청소년기를 거치면서 가장 중요했던 것은 지식을 체계적으로, 특히 효율적으로 빨리 습득해 내는 것이었다.
그러나 지금 시대의 지식은 다르다. 모든 청소년의 손에 인류의 지식이 달려 있는 시대다. 어떤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지도 달라졌다. 지금은 청소년들이 직접적으로 지역사회의 문제를, 국가의 문제를, 국제적 문제를 해결해 낼 수 있는 시대다.
따라서 단지 요소기술을 가르치는 것을 넘어 청소년들이 융합적으로 사고하고, 자신이 속한 지역과 사회의 문제를 적극적으로 해결할 수 있는 기회를 주어야 한다. 메이커 프로젝트는 이것을 위한 가장 좋은 과정이다.



# 문제 해결 중심의 활동으로 확대되길

여러 교육 선진국에서는 새로운 공간에서 아이들에게 지식 중심의 교육이 아니라 문제 해결 중심의 교육을 실험하고 있다. 때로는 청소년들에게 어렵다고 생각되는 문제를 제시하고, 문제를 이해하고 분석하는 과정을 함께하며, 현실적이며 작동 가능한 대안들을 직접 찾을 수 있도록 하고 있다.
메이커 활동은 청소년기의 다양한 교육 방법 중 하나이다. 시대가 바뀐다고 해도 교과를 중심으로 한 지식을 체계적으로 배워가는 것의 가치는 여전히 유효하다. 다만 지금까지의 교육과 달리 청소년들에게 조금이라도 직접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기회가, 학교에서 가정에서 다양한 공간에서 확대되기를 기대한다. 청소년기의 메이커 활동은 결코 직업인을 만들어 내는 교육도, 창업을 유도하는 것도, 특정한 기술을 가르치는 것이 아니다. 불확실한 미래를 살아갈 청소년들이 자유롭게 새로운 실험을 통해 문제 해결 능력을 키워갈 수 있는 과정이다.




글·사진 정종욱(㈜브레이너리메이커스 대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