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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이커이슈] 코로나 바이러스 위기는 과연 한국의 의료혁신을 가져올 것인가?
등록일 : 2020-03-04 10:34:17 조회수 : 1,129

코로나 바이러스 위기는 과연 한국의 의료혁신을 가져올 것인가?
- 의료혁신을 위한 문제점과 규제완화의 필요성


글 김혜영 시니어벤처협회 부회장


새해 벽두부터 중국발 코로나 바이러스가 전 세계를 강타한 후, 국내에서 곧 진정될 듯 보이던 코로나가 다시 전국으로 확산되고 있다. 의료 선진국이라 자부했던 한국은 이제 세계 각국의 출입국 경계대상이 되는 위기를 맞이했고, 하루가 다르게 늘어나는 코로나 확진 환자 수에 의료 및 방역체계의 혁신을 고민해야 할 시점이 되었다.

 

사물인터넷이란 무엇인가?

 

2020LTE보다 1,000배나 빠른 5G 무선통신 시대에 접어들면서, 우리는 이제 핑크빛 디지털 세상이 펼쳐주는 편리한 일상에 점점 익숙해지고 있다. ”지니, 거실 블라인드 올려줘.“, ”시리야, 전화 걸어줘.“, ”오케이 구글, 오늘 판교의 날씨는?“ 10년 전만해도 상상하지 못했던 일들이다.
인터넷을 기반으로 모든 사물을 연결해 정보를 상호 소통·연결하는 지능형 기술 및 서비스인 사물인터넷(IOT: Internet of Things) 기술은 사물에 센서를 부착해 인간의 개입이나 도움 없이 스스로 인터넷 환경에서 실시간으로 수많은 데이터를 주고받는다. 인공지능은 이 수집된 데이터들을 분석하고 판단해서 우리가 원하는 맞춤형 서비스를 제공한다.


, 우리의 주거시설인 집, 건물, 거리, 주차장 등에서 센서로 감지된 데이터는 우리가 원하는 형태로 수집이 된다. 드넓은 백화점 주차장에서 비어있는 주차공간을 알려준다든지, 집에 사람이 없어도 원격으로 가스를 잠그고, 전등을 끌 수 있는 것이라든지, 비가 오지 않아 날씨가 너무 건조하면 알아서 스프링클러가 작동되는 스마트 팜 시스템 등은 모두 사물인터넷 기술을 이용한 것들이다. , ‘당뇨폰이라든지, 혈류 맥박을 감지해 병원과 직접 연결해주는 혈류 맥박 감지시계’, 신체 상태를 알려주는 스마트워치 등의 웨어러블도 모두 사물인터넷 기술로 탄생한 것들이다.

 

중국 IT기업의 코로나 위기 대응

 

사스, 메르스 사태에 이어 코로나 포비아가 확산되면서 중국의 IT기업들은 5G, 사물인터넷, 빅데이터, 인공지능의 첨단 기술로 코로나와의 전면전에 나섰다. 지난 29, 화웨이는 엘리베이터 버튼을 손으로 누르는 것이 아닌 앱으로 조정하는 무접촉 엘리베이터 탑승기술을 선보였고, 알리바바 기업의 산하 연구기관인 다모위안은 코로나 현황 접수를 하고 스마트 문진을 할 수 있는 신종 코로나 현황 스마트 로봇()’5일 만에 출시해서 지방정부에서 이를 적극 활용하고 있다. 또 안면인식 기술로 탈주범을 잡아내 유명해진 AI 기업인 쾅스커지는 발열증상환자를 식별해내는 ‘AI 체온측정 시스템을 개발했다. 이것은 최대 3미터 거리에서 접촉 없이도 발열 여부를 판단해, 고열이 의심되면 곧바로 경보가 울린다. 기차역, 공항, 터미널, 쇼핑몰 등 많은 인원이 한꺼번에 이동하는 공공장소에서 초당 약 15명의 체온을 동시에 측정할 수 있어 베이징의 공공기관 로비와 지하철역에 즉각 도입이 되었다. 한편 중국의 3대 이동통신사 중 하나인 차이나 모바일은 우한 등의 코로나 감염지역에 5G 로봇을 기증했는데, 살균제를 탑재한 5G 로봇은 지정된 경로에 따라 병원 내부를 청소하고, 음식을 배달하기도 한다.

 

 


아이러니하게도, 세계를 강타한 우한 지역의 코로나 바이러스 재난은 중국 IT기업들로 하여금 4차 산업혁명 기술들을 활용해 단시간 내에 관련 시스템을 만들어 현장에서 적용할 수 있게 하였다. 인공지능 분야 세계 1위 목표를 선언한 중국의 말이 이번 재난으로 인해 허튼소리가 아님을 보여준 것이다.

 


국내 의료혁신을 위한 문제점과 규제 완화의 필요성

우리의 경우는 어떠한가? 기술을 가지고 있는 우리는 왜 이것이 어려운 것일까? 그 해답은 바로 데이터규제에 있다. 인공지능은 데이터를 가지고 학습해야 하는데, 기업이 직접 데이터를 모으는 것은 매우 어려운 일이고, 한국의 인구도 적을 뿐 아니라 사용자도 적고, 데이터를 사려고 해도 너무 비싸다. 대부분의 국내 인공지능 스타트업이 데이터 학습 단계에서 좌절을 겪고, 한국이 인공지능 시장에서 뒤처질 수밖에 없는 이유인 것이다. , 의료법상 의사·간호사 등 의료인 없이 환자가 스스로 측정한 의료 정보를 병원에 보낼 수 없는 규제도 한몫을 한다.

의료분야에 있어서 사물인터넷 시장은 매우 크다. 프로스트 앤 설리번(Frost & Sullivan)의 보고서에 따르면, 의료분야 사물인터넷 시장은 매년 26.2%의 성장률을 기록하며 20217202천만 달러에 이를 것으로 예상했다. 스마트 기기를 활용한 만성질환 환자의 모니터링, 수술 후 모니터링, 수술용 로봇, 의학 지원용 드론, 스마트 진단 툴, 스마트 병실 등 그 응용분야는 무궁무진하다. 사물인터넷을 의료분야 시스템에 효율적으로 활용하기 위해서는, 치료방식을 스마트 기기로 사용하면서 디지털화해야 하는데, 이런 스마트 툴 개발에 있어 이를 환자에게 도입하는 것이라든지 개인정보 등의 사이버 보안 문제, 수집된 데이터들의 병원 간 공유 문제 등 해결해야 할 것들이 적지 않다.

 

 

 

당뇨나 만성질환을 앓고 있는 몸이 불편한 환자가 지난달에 받은 일상적인 의사의 처방을 받기 위해 전철과 버스를 타고 병원을 방문해 오랜 시간을 기다린 후 의사와 면담한 시간이 고작 3분이라는 서글픈 현실은 수십 년 전 병원의 모습과 별로 달라진 것이 없다. , 환자가 새로운 병원에 갈 경우, 이전 병원에서의 기록들이 공유되지 않아 또다시 같은 검사를 해야 하는 낭비적인 의료 형태는 의료계, 제약계, 보건당국의 밥그릇 싸움 때문인지, 진정 국민의 개인정보 보호를 위함인지 면밀히 검토해 보아야 할 때다.


ICT 기술이 발달한 우리나라에서 개인정보보호라는 과도한 규제로 인해 한국의 IT기업들은 유독 의료분야를 다루는 것을 꺼려한다. 사물인터넷, 로봇, 인공지능 기술이 발달하면서 원격진료, 원격진단, 개인 진료기록의 병원 간 공유 등 새로운 형태의 의료 서비스는 불가피한 대세이다. 개인정보보호법에 있어서 규제 완화와 함께 4차 산업혁명 의료 서비스의 혁신을 가져올 산업정책들이 이번 코로나 사태를 계기로 앞당겨지기를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