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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VER STORY 깡통로봇과 철이의 꿈 / 로봇과 인공지능 그리고 메이커의 도전

1976년 개봉된 김청기 감독의 <로보트 태권V>는 서울관객 18만명이라는 경이적인 관객수를 기록하며 우리들에게 로봇에 대한 로망을 불러일으켰다. 물론 현재의 시점에서 보자면 다소 어색한 로봇의 설정이나 이데올로기적 상황 등이 눈에 띄기도 하지만, 그럼에도 이 작품은 우리에게 가까운 미래에 만나볼 수 있는 로봇의 시대를 상상하고 예견하게 만들었다. 특히 조종사와 일심동체가 되어 적을 무찌르는 태권V는 기존의 로봇물이 가지고 있던 나름의 딜레마 (로봇을 조종하는 다양한 방법에 관한)를 혁신적으로 해결하는 모습 또한 보여주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추억의 <태권V>에는 또 하나의 잊을 수 없는 캐릭터가 있었다. 비록 태권V를 만든 김 박사와 조종사 훈이처럼 우리가 다다를 수 없는 존재는 아닐지라도, 주인공을 도와 열심히 적과 싸우며 로봇에 대한 꿈을 키워가는, 깡통 로봇으로 기억되는 ‘철이’이다. 만화영화 속의 철이는 (전문가가 아님에도) 끊임없이 어설픈 (깡통) 로봇을 만들어낸다. 그러고는 항상 미래의 자신이 태권V와 같은 거대한 로봇을 만들 것임을 자신하기도 한다. 그러나 우리는 철이의 꿈이 이루어 질 수 없다는 사실을 알고 있다. 로봇의 제조는 그만큼 우리에게 쉽게 다가갈 수 없는 영역이었기 때문이다.

최근까지도 로봇과 인공지능은 SF 소설 및 영화의 주요한 소재로 사용되어 왔다. 우리 주변에서도 점점 더 인공지능이 탑재된 기기들을 만날 수 있는 기회가 늘어나고 있으며, 그 제조의 영역조차도 과거와는 다르게 일반인의 영역으로 확대되고 있다. 메이커들에게 있어서 로봇 및 인공지능 분야는 활발하게 개척되어왔던 분야는 아니었다. 그러나 최근 인터넷으로 사물을 연결시키는 IoT(사물인터넷, internet of things) 개념과 더불어 기계와 기술 자체가 스스로 판단하여 작동하는 영역까지 메이커들의 창작 범주로 인식되고 있다. 하드웨어 생산과 연동을 넘어 복잡한 지식을 필요로 하는 로보틱 기술과 인공지능의 영역이 메이커들의 주된 창작 분야로 떠오르고 있는 것이다.

nature all system go

네이처(nature)에 실린
구글 알파고 표지

4차 산업혁명은 소프트파워를 통한 공장과 제품의 지능화를 일컫는다. 3차 산업혁명이 인터넷과 PC를 통해 산업기술의 전파 속도의 증대시켰으며 자동화 생산 시스템의 구축으로 전 세계를 하나의 경제권으로 만들었다면, 4차 산업혁명은 3차 산업혁명을 기반으로 디지털, 생물학, 물리학 등의 경계가 없어지고 융합되는 기술 혁명이 될 것이라 예측된다. 우리나라는 4차 산업혁명이란 주제에 9대 국가 전략 프로젝트가 진행 중인데 성장 동력 확보에 인공지능, 가상·증강현실, 자율주행차, 경량소재, 스마트시티가 진행 중이며 삶의 질 향상으로 정밀의료, 신약, 탄소자원화, 미세먼지 등의 프로젝트가 진행되고 있다. 또한 인공지능 로봇이 미래 산업을 이끌면서 3차 산업혁명 때와 직업의 판도 역시 크게 달라질 것이라 예측되고 있다.[1][2] 물론, 로봇과 인공지능은 어떠한 측면에서는 아직도 전문적인 연구 단체 및 제조업 바탕의 대기업의 분야이기도 하다. 최근 구글(Google)의 인공지능 바둑 소프트웨어인 알파고(Alphago)의 등장과 함께 국내에서도 지능형 로봇 시장에 대한 관심이 크게 증대되었다. 정부는 '미래성장 동력 종합실천계획'을 발표, 로봇 산업을 2020년까지 9조7000억원 규모까지 키운다는 로드맵을 제시하였는데, 미래창조과학부는 인공지능 등 4차 산업혁명 관련 분야의 정부 R&D 예산을 올해 3147억원에서 내년 4707억원으로 50% 가까이 늘리기로 했으며, 산업통상자원부는 로봇 산업에 향후 5년간 5000억원 이상의 투자 지원을 약속했다. 하지만 정부의 지원만으로는 중소기업이 89.4%를 차지하고 있는 국내 로봇 산업구조에서 빠른 성장을 기대하기란 어렵다는 우려도 나온다. 글로벌 기업들과 경쟁하기 위해서는 대기업과의 협업이 절실하다는 의견이 지배적인 이유이다.[3]

산업혁명 연대표

미래창조과학부의 ‘메이커 운동 활성화 추진계획’ [이미지 SBSCNBC]

그러나 로봇과 관련된 상품을 살펴보면, 기업 기반의 제조 산업이 아닌 순수 취미 활동의 영역까지 확장되어가고 있는 로봇 및 인공지능을 탑재한 메이커 작품을 볼 수 있다. 이미 레고(LEGO)의 ‘마인드 스톰(Mind Strom)’과 같은 기업의 로봇 관련 상품 중, 보다 수월하게 프로그램된 기계를 만들 수 있는 키트가 존재해왔으며 이미 수 많은 관련 상품들이 등장하고 있다.[4] 가령, 중국인 메이커인 유 행(Yue Heng)은 아두이노(Arduino) 보드를 가지고 4개의 축으로 구동되는 로봇 팔(UArm)을 만들었다. 책상 위에 설치해놓는 UArm은 과거 자동차 대량 생산을 위한 콘베이어 벨트에 놓여져있는 형태로 보이지만, 개인들이 자신의 업무를 위해 보다 편하게 구입해서 이용할 수 있게끔 만들어져있다.[5] 이는 특수한 목적 혹은 보다 정교한 형태의 작업을 위해 선택적인 맥락에서만 활용되었던 로봇의 존재가 현재의 시점에서 일상적인 대중들의 필요에 점점 더 노출될 것이라는 사실을 말해준다. 과거, 군사적이거나 방송 등의 전문적 영역에서 생산되어 활용되었던 드론은 점차 그 활용성을 확장시켜 현재에는 매우 다방면의 영역에서 이용되고 있으며, 점차 제작 과정 자체가 일반 메이커들에게 공유되어가고 있다.

아크보틱스(ArcBotics)의
오픈 소스 (Open Source) 로봇, 스파키(Sparki)

SPARKI

지난 9월 내한했던 3D 로보틱스의 최고경영자인 크리스 앤더슨(Chris Anderson)의 경우에도 자신의 아이들을 위해 드론과 로보틱 기술에 관하여 관심을 갖던 경우였다. 그는 자신이 온라인 커뮤니티(diy drones.com)를 개설하여 정보를 모으기 시작했고 그러한 평범한 사람들의 생각을 모아 회사를 설립했다고 밝혔다.[6] 이는 더 이상 드론을 비롯한 로보틱 기술, 그리고 인공지능에 이르는 고도의 기술과 정밀도를 필요로 했던 분야의 경우에도 점점 더 일반인의 영역, 즉 메이커들의 직접적인 분야로서 산정되고 있음을 시사한다. 국내에서도 이러한 로봇 메이커들의 활동은 점점 더 다양하게 선보여지고 있다. 지난 2015년 5월에는 장충동 타작마당에서 아트센터 나비가 주최한 로봇공방 오픈 스튜디오가 진행되었다. 국내의 예술가와 메이커, 엔지니어 등이 함께 ‘감정 소통 로봇’이라는 주제로 작품들을 선보인 것이다. 인간과 교감하는 로봇에 대한 비전을 일반인들이 제작하였고, 인간처럼 지능을 가지고 주체적으로 움직이는 로봇의 모습을 볼 수 있다.

(좌)김승용, <모야(MOYA)>, 프로젝션 맵핑을 이용하여 사람의 음성 명령에 반응하여 디스플레이 되는 로봇, 마이크로 콘트롤러에 의해 움직임이 제어된다. [타작마당 로봇공방 스튜디오]

(우)조영각, <토스코(TOE.SCO)>, 로봇에 다가간 사람의 얼굴 표정을 입력 값으로 수치화하여 인간의 감정을 판단하고 디스플레이에 출력한다. [타작마당 로봇공방 스튜디오]

이제 더 이상 로봇과 이와 연관된 인공지능은 한정된 영역에서만 요구되는 것이 아닌, 우리의 일상 영역에 침투하는 보다 생활적인 무엇이 되어가고 있는 셈이다. 이러한 영역의 확대는 기존의 소프트웨어 기반의 산업 구조를 새로운 융합의 장으로 이끌고 있다. 즉, 4차 산업혁명의 핵심인 제품의 지능화를 위해 소프트웨어와 제조업이 서로 긴밀하게 연동되는 구조의 산업 흐름이 제기되고 있는 것이다. 여기에서 주목해 봐야 하는 특징은 기존의 기업 문화에만 이러한 흐름이 구속되지 않는다는 것이다. 이제 로봇과 인공지능, 그리고 IoT는 일반인들의 순수한 상상력을 바탕으로 접근할 수 있는 메이커들의 새로운 영역이 되어가고 있다. 이에 소프트웨어 그룹인 구글은 일반 메이커들을 위한 로봇 워크숍을 진행하고 있으며,[7] 자바(Java)와 같은 소프트웨어는 로봇과 3D 프린터, 스마트 어플리케이션 등을 제어할 수 있는 해법 등을 일반인들에게 공개하고 있다. 이는 기존 메이커들이 사용해오던 프로그램 언어를 통해 로봇과 IoT 디바이스들을 연동할 수 있는 방법이 확대되고 있음을 보여주는 사례이다.[8] 또한 비교적 상당한 비용이 요구되었던 로봇 제조의 과정 역시 크라우드 펀딩을 통해 해결하고 있는 사례가 속속 등장하고 있다. 캠프리지의 교육 로봇 회사인 아크보틱스(ArcBotics)는 최근 킥 스타터(Kick Starter)를 통해 자신들의 오픈 소스(Open Source) 로봇인 스파키(Sparki)에 관한 펀딩을 성공시켰다. 아두이노 보드를 베이스로 제작되는 이 로봇은 아이들을 대상으로 한 프로그래밍과 전자 기기에 관한 교육적 목적을 지니고 있었는데, 당초 목표 액수였던 $60,000를 초과한 $160,000에 가까운 투자금액을 유치하는 데에 성공했다.[9] 위와 같은 사례들은 로봇과 인공지능의 영역이 이제 더 이상 거대 자본을 필요로 하는 복잡한 제조-산업계에만 국한되고 있지 않음을 보여주고 있으며 창의적인 상상력을 바탕으로 메이커들이 도전해 볼 수 있는 새로운 영역이 되어가고 있음을 나타낸다.

앞서 언급했던 깡통 로봇 철이가 현재 우리가 마주하고 있는 기술 환경에서 살아가고 있다면 어떠한 모습일까? 아마도 그는 기술 매체를 적극적으로 활용하여 다양한 것을 만들어보는, 현재 우리가 메이커라고 부르는 바로 그 모습으로 열심히 태권V를 직접 만들 날을 앞당기고 있을 듯 하다. 더 이상 그의 도전이 무모하게만 느껴지지 않는다면 그것은 아마도 변화된 우리 환경의 기술적 맥락 때문일 것이다. 이제 깡통 로봇의 꿈은 더 이상 먼 미래가 아니다.


*1 4차 산업혁명 The Fourth Industrial Revolution: what it means, how to respond
https://www.weforum.org/agenda/2016/01/the-fourth-industrial-revolution-what-it-means-and-how-to-respond/

*2 IOT로부터 로봇과 인공지능 에 이르기까지의 산업영역의 변화
https://www.bloomberg.com/news/articles/2016-05-20/forward-thinking-robots-and-ai-spur-the-fourth-industrial-revolution

*3 [4차 산업혁명을 앞서가자] ⑤ 4차 산업혁명의 종착역 '로봇'…우리의 일상을 바꾼다
http://www.ajunews.com/view/20161111140919614

*4 이미 제품화되어있는 로보틱 상품 Maker Movement and Lego Robotics
https://www.youtube.com/watch?v=H35tiDi5i2I

*5 Yue Heng, Robotic arms : uArm
http://english.cctv.com/2016/06/06/VIDEIpXiOGglLqPkv0FtL77Y160606.shtml
https://www.sparkfun.com/products/13663

*6 크리스 앤더슨 "3D로보틱스는 '커뮤니티'로부터 탄생"
http://view.asiae.co.kr/news/view.htm?idxno=2016092121023937521

*7 Google+ Maker Camp teaches teens to build robots and more
http://thebusinessofrobotics.com/entertainment/google-maker-camp-teaches-teens-to-build-robots-and-more/

*8 Maker Movement Fuels Apps, Robots, And Internet Of Things
http://www.forbes.com/sites/oracle/2014/05/29/maker-movement-fuels-apps-robots-and-internet-of-things/

*9 Open-source robots get boost from Kickstarter
http://thebusinessofrobotics.com/technology/open-source-robots-get-boost-from-kickstarter/

기획 한국과학창의재단
유원준 Let’s MAKE 책임 에디터
사진 장편애니메이션 <로보트 태권V> 스크린샷
네이처(nature) 홈페이지
arcbotics 홈페이지
나비메이커 닷컴 페이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