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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로너메이커, 나 혼자 산다!? 아니 나 혼자 만든다!!

나 홀로 문화의 확산

‘홀로 문화’가 주목받고 있다. 혼자 밥을 먹는 '혼밥', 혼자 술을 먹는 '혼술'이라는 표현까지 생겼고, 최근에는 혼자 노래 부르는 '혼곡', 또 혼자 영화를 보는 '혼영'이라는 말까지 등장했다.

통계청이 발표한 ''2015 인구주택총조사' 따르면 지난해 1인 가구는 520만3천 가구로 전체 (1천911만1천 가구)의 27.2%를 차지, 2010년 23.9%보다 3.3%포인트 증가했다. 이와 같이 사람들의 가장 기본적인 생활 조건으로써 주거 형태가 변화하면서 새로운 사회·문화 현상이 다양한 모습으로 확산되고 주목받고 있는 것이다. 1인 주거 형태의 변화는 자연스럽게 식문화에 영향을 끼침으로써 ‘혼’으로 시작하는 신조어 중 ‘혼밥’이라는 용어가 가장 먼저 유행하기 시작했고, 지난해 한 이동통신 회사의 설문조사에 의하면 20~30대 500명 중 96.4%가 혼밥 경험이 있다고 대답했고, 44.6%는 일주일에 15회 이상 혼밥을 즐기고 있다고 말했다.

이렇듯 의식주와 같은 생활 필수요건의 변화가 가장 먼저 확산되었다면, 개인의 생활 필수요건의 변화는 개인의 여가 문화에서도 이러한 ‘홀로 문화’는 확산되어 ‘혼술’, ‘혼영’ 등의 단어가 생겨난 것이다. 과거에는 여러 사람이 함께 어울려 하던 행동을 혼자서 나 홀로 즐기는 일은 점차 새로운 사회 현상이 되어가고 있다. 더불어 이러한 개개인의 변화는 단순히 개인적인 차원에 머물지 않고 의식주 및 여가 분야 산업계의 제품화 및 유통 전략을 변화시키는 등 사회·경제 전반에 영향을 미치게 된다.

‘홀로족’들은 자발적으로 혼자를 선택하고, 홀로 무언가를 한다. 홀로족들에 대한 사회적인 인식 또한 혼자서 당당하게 하고 싶은 행동을 하는 사람들이라는 개념으로 점차 바뀌고 있다. 홀로 문화는 누군가의 방해도 받지 않고, 다른 사람들의 눈치를 볼 필요도 없이 오로지 내가 원하는 일을 나 스스로 하는 것이다.

나 홀로 만들기의 확산

아두이노(Arduino)의 창시자 마시모 반지(Massimo Banzi)는 “이제 훌륭한 것을 만들기 위해 누군가의 허락이 필요하지 않은 시대가 되었다”고 말했다. 이러한 그의 언급은 메이커 문화 흐름에서 오픈소스(하드웨어 및 소프트웨어를 포함) 프로젝트가 기업이나 전문가가 아니라 평범한 사람들이 혁신적인 작품 제작을 가능케 한다는 의미를 가진다. 한편으론 개인이 집에서 혼자 나를 위한 물건을 만들어 스스로 즐기거나 혹은 제품화를 하고, 홍보하고, 유통하는 것이 가능해진 메이커 문화를 대변한다.

누구의 허락도, 방해도 없이 그저 내가 만들고 싶은 멋진 제품을 만들 수 있는 메이커 문화 속에서, 자발적 1인 생산·소비생활을 즐기는 내 멋대로 1코노미, 얼로너(Aloner) 메이커를 주목해 보자.

나 혼자 만든다!
얼로너(Aloner) 메이커들

메이커들 사이에서 영웅적 존재 중 한명인 버트 러턴(Burt Rutan)은 1970년대에 DIY 정신으로 스케일드 컴포지트(Scaled Composite)를 설립해 우주항공 기업으로 키우고 지금은 행복한 노후를 보내고 있는 발명가다. 스케일드는 메이커 기업이 얼마나 정교한 첨단제품을 만드는 기업으로 성공할 수 있는지 입증한 사례다. 복합재료는 기술의 민주화를 촉진한 전형적인 메이커 기술이다. 재료공학 혁명 덕분에 수지와 섬유로 알루미늄보다 가볍고 강철보다 단단한 우주선 표면을 제조할 수 있게 됐다. 제대로 된 우주선을 제조하려면 몇 가지 기술이 필요하지만 몇 주일 안에 배울 수 있는 기술이다.
사실, 버트 러턴은 집에서 취미로 혼자서 자동차를 만들다가 스케일드를 창업했다. 자동차 본체도 섬유 유리로 제조한다. 자동차를 만드는 섬유 유리 기술을 적용하면 아마추어들이라도 쉽고 저렴하게 우주선 동체와 날개를 제조할 수 있다. 참고로 혼자서 우주선을 만들려고 하는 독자에게 미리 말해두자면, 평균적인 조립 비행기를 완성하는 데 필요한 시간은 5,000 시간이다. 2년 반 동안 매일 매달려야 하는 일이다*1.

(좌)항공우주설계 엔지니어 버트 러턴

(우)버트 러턴이 디자인 한 유인로켓
‘스페이스쉽원(SpaceShipOne)’

(좌)항공우주설계 엔지니어 버트 러턴 (우)버트 러턴이 디자인 한 유인로켓 ‘스페이스쉽원(SpaceShipOne)’

또 다른 얼로너 메이커들을 살펴보자. 매년 여름 미국의 위스콘신 주 오슈코시에서는 세계 최대 에어쇼 ‘EAA 에어벤처 오슈코시(AirVenture Oshkosh)’가 열린다. 취미로 비행기를 제작하는 사람 ‘10만’ 명이 매년 이곳을 찾아온다. 이 에어쇼는 미국연방항공국의 규제를 받는 우주항공 커뮤니티와 실험항공협회(EAA)가 DIY 정신에 입각해 개최하는 축제다. 이곳에서는 아마추어들이 상업적 인증 절차와 항공 규제에서 벗어나 자신이 만든 비행기를 날릴 수 있다. 이 축제에 참가하는 비행기는 행사장에 날아서 도착해야 하므로, 참가자들은 수천 킬로미터 떨어진 집에서부터 비행기를 날려 행사장까지 온다. 제2차 세계대전에 참전한 전투기도 있고, 실험적인 전기 비행기도 있다.
일반 관람자들은 대부분 비행기 쇼를 구경하고 예전 전투기의 향수를 느끼려고 행사장을 찾지만, 이 행사의 핵심은 메이커들을 위한 수백 개의 강연이다. 섬유 유리 기술과 금속 기계, 페인팅과 샌딩(Sanding), 발포제와 알루미늄을 다루는 법 등 메이커에 필요한 여러 가지 기술을 가르쳐준다. 이 축제를 개최하는 커뮤니티는 비행기를 만드는 일에 관심이 많은 사람들이 모인 곳이다. 혼자서 비행기를 만들던 사람들도 이러한 축제, 강연, 온라인 커뮤니티를 통해 도움을 받는다. 이들이 비행기를 ‘홀로’ 만들기가 가능한 것은 이렇듯 메이커 문화 확산의 핵심 요인인 오픈소스 문화와도 연결되어 있다*2.

(좌)EAA 에어벤처 오슈코시 행사 중
퍼포먼스

(우)EAA 에어벤처 오슈코시 행사 중
캠핑 구역에 전시된 수많은 비행기들

(좌)EAA 에어벤처 오슈코시 행사 중 퍼포먼스 (우)EAA 에어벤처 오슈코시 행사 중 캠핑 구역에 전시된 수많은 비행기들

혼자서 취미로 만들기가 제품화로 연결되고 성공적인 사업으로 연결되는 케이스가 있는가 하면, 자신이 하고 있는 일과 연관된 기술을 활용해 자신을 위한 것을 만들면서 아무도 알아주는 이 없이도 끝없이 즐기는 메이커들도 많다. 선풍기와 재활용품 박스, 편의점에서 사은품으로 받았을 법한 부채, 쇠봉 등 전혀 ‘꾸밈이 없는’ 재료들을 조립해 라는 가설을 주장하고 있는 메이커 ‘날개맨’의 경우가 그렇다. 그는 우리 주변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지게차에 돌고래 꼬리 모양의 금방이라도 찢어져 버릴 듯한 날개를 장착하고 ‘날개차’라는 이름을 붙여 지난 ‘메이커 페어 서울 2016’에서도 선보였다. 이 날개맨은 날개와 나는 것에 대한 로망을 가지고 있는데, 자신의 전공 지식을 일상에 적용하여 만들기를 몇 년째 지속해오면서 비차(飛車)를 연구하는 개인 블로그(http://extremewing.blog.me)도 운영한다. 자칭 날개 덕후인 그는 누가 보아도 입가에 웃음이 번질법한 기발한 상상을 하고 있다. 그러나 그는 결코 상상에 그치지 않고 주변에서 손쉽게 구할 수 있는 재료로 직접 날 수 있는 차를 만들며 꿈꾸는 삶을 살고 있다*3.

(좌)메이커 페어 서울 2016 중
날개맨의 ‘UFO 공중정지체’ 작품 시연

(우)메이커 페어 서울 2016 중
날개맨의 ‘날개차’ 작품 시연

(좌)메이커 페어 서울 2016 중 날개맨의 ‘UFO 공중정지체’ 작품 시연 (우)메이커 페어 서울 2016 중 날개맨의 ‘날개차’ 작품 시연

혼자서 인공위성을 만들어 예술작업으로 승화시킨 미디어 아티스트 송호준의 경우도 살펴보자. 2012년 8월 31일 우주선 발사기지인 러시아 바이코누르에서 한국 최초의 개인 인공위성이 발사된다. 이 인공위성은 가로세로높이 모두 10cm로 아주 작은 크기지만 지구상에서 구할 수 있는 가장 밝은 빛의 LED 조명을 달았다.
덕분에 별을 보듯 육안으로도 인공위성이 보내는 빛을 볼 수 있다. 또한 내부에는 통신 모듈이 탑재되어 있어 지상과 통신도 가능하다. 예를 들어 깜빡 신호를 쏘면 지상으로부터 약 6백 ~ 2천Km 상공에 떠 있는 인공위성의 LED 조명이 깜빡깜빡 모르스 신호로 입력된 대답을 해준다.
대학교 졸업 자격을 위해 어쩔 수 없이 들어간 인공위성 회사의 인턴생활에서 재미를 느끼고, 왜 개인은 인공위성을 만들 수 없나? 하는 생각을 하게 되면서 2008년부터 혼자서 인공위성 만들기를 시작했다. 이후 인공위성 제작을 완성하고 2011년 6월 21일에는 프랑스 파리 르부르제에서 발사 계약까지 정식으로 했다.
제작 과정에서 인터넷을 통해 얻은 각종 제작지식을 다른 개인도 만들 수 있도록 제작 전 과정을 공개했다.
그의 인공위성 작업명은 OSSI(Open Source Satellite Initiative), 즉 오픈소스 인공위성 프로젝트다. 인공위성 제작의 전 과정을 홈페이지(www.opensat.cc)에 올려 누구나 만들어 볼 수 있도록 한 것이다.
한 소년이 있었다. 사람들은 소년에게 인문계, 이공계, 예체능계 중 하나만을 고르라고 했다. 그리고 그 선택이 미래의 직업을 결정지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반발했다. 소년은 이공계를 선택하고 대학에 진학해 기계공학과를 전공했지만, 예술가가 되었다. 그 소년은 성장하여 사람들의 편견에 맞서 다르게 생각할 줄 알고, 우주로 뻗어나가는 스케일의 상상력을 발휘해 마침내 개인 인공위성 제작까지 실현해내는 사람이 된다. 그 소년이 송호준 작가이다*4.

(좌)미디어 아티스트 송호준

(우)송호준 작가가 제작한 인공위성
어셈블리(Assembly)

(좌)미디어 아티스트 송호준 (우)송호준 작가가 제작한 인공위성 어셈블리(Assembly)

이렇듯 자발적 1인 생산·소비생활을 즐기는 내 멋대로 1코노미, 얼로너(Aloner) 메이커들은 나 홀로 만들며 스스로 즐기고, 즐기면서 혼자 만들던 물건으로 사업에 성공하기도 하며, 다른 사람들에게 새로운 지식과 영향을 전달하기도 한다. 이러한 나 홀로 만들기 문화에는 얼로너 메이커들이 가진 제작 경험과 지식을 공개하고, 공개된 자료가 쌓이고 쌓여 또 다른 사람이 나 홀로 훌륭한 것을 만들 수 있도록 하는 선순환 구조가 있다.
얼로너 메이커들은 혼자이지만, 동시에 메이커 운동이 확산되고 진화되는 과정 중 아톰(Atoms 원자)과 비트(Bits)의 시공간 속에서 결국은 모두가 연결되어 있다. 이를 통해 얼로너 메이커 개인의 자발적 관심과 참여가 오늘날 메이커 문화 속 지속적인 새로운 혁신의 흐름을 만들어 내고 있다.


*1, *2 크리스 앤더슨, 메이커스, p. 273, 알에이치코리아, 2013
http://www.burtrutan.com
https://www.wired.com/2011/11/burt-rutan-is-up-to-something-cool
https://www.wired.com/2011/06/0621spaceshipone-first-private-spacecraft
http://www.eaa.org/en/airventure

*3
http://extremewing.blog.me

*4 나홀로 인공위성을 만드는 사람 개인인공위성제작자, 예술가 송호준
http://www.sciencetimes.co.kr/?news=%EB%82%98%ED%99%80%EB%A1%9C-%EC%9D%B8%EA%B3%B5%EC%9C%84%EC%84%B1%EC%9D%84-%EB%A7%8C%EB%93%9C%EB%8A%94-%EC%82%AC%EB%9E%8C#:none
http://www.opensat.cc

기획 한국과학창의재단
김아름 Let’s make 에디터
사진 https://www.wired.com
http://www.eaa.org/en/airventure
http://extremewing.blog.me
http://www.opensat.cc