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 페이스북 공유하기
  • 트위터 공유하기
  • 구글플러스 공유하기
  • 에버노트 공유하기
  • 링크드인 공유하기
  • 핀터레스트 공유하기
  • 인쇄하여 공유하기

[커버스토리] 미래는 스스로 만들어내는메이커들의 세상

미디어아트 작업을 하는 메이커로서 최근 사물인터넷, 3D프린터, 드론, 빅데이터, 증강현실, 웨어러블 컴퓨터와 같은 새로운 기술들은 언제나 흥미진진한 도전의 대상이다. 작년에는 키네틱 작업에 들어갈 부속품들을 3D프린터로 만들어 보고 싶어 한대 장만하였다. 3D소프트웨어도 다시 공부하고 Thingiverse에 들어가 재미있는 아이템들도 출력해 보았다. 처음 생각했던 것보다 훨씬 더 많은 일을 할 수 있다는 가능성을 알게 되고 캐릭터와 조명 작업도 진행해 보았다.

사물인터넷과 함께 많은 관심을 받고 있는 아두이노도 미디어아트 분야에서 많이 사용하고 있다. 아두이노는 주위의 밝고 어두움, 소리의 크고 작음, 온도의 높고 낮음과 같은 환경변화를 감지할 수 있는 센서를 간편하게 연결할 수 있고, 프로그래밍을 통해 엘이디 빛을 켜거나 모터를 돌리고 소리를 낼 수 있는 전자 보드이다. 미디어아트에서는 주로 아두이노와 함께 실시간으로 변화하는 이미지, 영상, 사운드 작업을 할 수 있는 프로세싱을 활용하여 인터랙티브 작품을 만들어 낸다.

아두이노와 프로세싱을 기본으로 배우는 강의를 오랫동안 진행하면서 느낀 점이 학생들은 아두이노와 프로세싱을 ‘어떻게’ 사용하는지 보다 ‘무엇을’ 만들 수 있는지 ‘왜’ 만들어야 하는지에 대해서 더 궁금해 하는 것 같았다. 그리고 학생들이 만들어보고 싶어하는 작품이 대부분 아두이노와 프로세싱을 함께 사용해야 하는 경우가 많았다. 이러한 점들이 동기가 되어 작년에 <안녕! 미디어아트> 책을 출간 하게 되었다.

책을 출간하고 책에 나오는 실습예제들을 직접 만들어 볼 수 있는 30명 규모의 제작 워크숍을 개최했다. 참가 신청자들은 아들에게 아빠의 취미를 물려주고 싶어 하는 가족, 발명 창작과 고등학생들, 연인과 추억을 만들기 위해 참석한 커플, 만들기를 좋아하는 직장인 들까지 다양한 연령대로 구성되었으며 열띤 분위기 속에서 진행되었다. 첫 번째 워크숍에 이어 미디어아트를 활용하여 자신이 상상하는 무언가를 만들어 볼 수 있는 제작 워크숍을 KT&G 상상마당, 광교 경기문화창조허브, 아트센터나비에서 진행하였다. 수강자는 철학, 영화, 프로그래머, 디자이너, 편집자, 엔지니어, 경영, 회계 등 다양한 전공자 분들로 구성되었다. 납땜 작업을 한 번도 해보지 않은 분들도 있었지만 강의가 시작되면 어느덧 만드는 재미에 시간가는 줄 모르고 그날의 실습예제들을 완성해 냈다. 머릿속에서만 상상하던 것이 현실에서 실제로 만들어 지는 순간의 설렘은 오직 창작자만이 느낄 수 있는 즐거움일 것이다. 워크샵 마지막 날에는 각자 그동안 진행하였던 개인 작품을 발표하였다. 모래시계 밑에 엘이디 빛을 켜 시간의 흐름을 빛으로 표현한 작업, 작품에 가까이 다가가면 화면 속 시계가 점점 빨라지며 우리의 일상을 표현한 작업, 말을 걸며 관심을 가져주면 빛이 나는 감성화분 등 각자의 분야에 미디어아트를 접목시켜 일상에서 새로운 의미를 발견한 작품들이였다.

워크숍 후에 작업을 계속 이어나가고 싶은 분들에게는 국내에서도 활발하게 형성되고 있는 메이커 스페이스를 추천해 주었다. 서울 청계천 세운상가에 위치한 팹랩 서울, 구글 사옥에 있는 구글 캠퍼스 이외에도 전국적으로 운영되고 있는 무한상상실이 대표적이다. 메이커 스페이스에서는 3D프린터, 레이저 커팅기, CNC조각기와 같은 장비 지원뿐만 아니라 다양한 커뮤니티가 형성되어 있어 나와 함께 작업할 수 있는 협력자를 만날 수 있는 장점이 있다. 창작자에게는 함께 작업할 수 있는 동료들과 네트워크를 형성하는 것이 유리 하다. 동료들과 함께 만드는 과정 속에서 용기도 얻고 정보, 발상, 경험, 공간, 자본을 공유하며 많은 것을 배울 수 있기 때문이다.

유학시절 미국 학생들이 만들어온 작품은 어딘지 모르게 ‘잘 만들었다.’ 라는 말보다는 ‘네가 만든 것 같다.’ 라는 말이 어울렸다. 자연 스러움이 묻어나는 작업들이었다. 많은 미국인들은 자신의 집에 문제가 생기면 직접 수리하고 필요한 물건은 직접 만들어 사용하는 일을 당연하게 생각하는 것 같았다. 미국인들이 즐겨 찾는 쇼핑몰인 홈디포(Home Depot)에 가보면 더욱 그런 느낌을 받는다. 홈디포는 집을 꾸밀 때 필요한 다양한 형태의 문고리, 창틀, 벽지, 커튼, 조명, 주방기구, 목재, 전자 부품, 공구 세트, 정원 용품 등 정말 많은 물건 들을 팔고 있었다. 원하는 색깔의 페인트를 그 자리에서 직접 제조해서 판매할 정도로 개인의 취향을 존중하고 DIY 프로젝트에 도움이 되는 많은 정보들을 제공하고 있었다. 미국 친구들 집에 놀러 가보면 대부분의 차고나 지하 공간은 이러한 공구들과 재료들로 가득 차 있었다. 어릴 적부터 부모님들이 무언가를 만드는 모습을 보고 자란 아이들도 자연스럽게 만드는 것에 익숙해지고 그러한 모습이 하나의 문화로 정착된 것 같다. 필요한 것은 무조건 사서 쓰는 소비 중심 문화가 아닌 스스로 만들어 사용하는 메이커 문화가 우리네 일상 속에도 자연스럽게 정착되기를 바라본다.

Let`s Make Webzine 글 이재민 동아대학교 산업디자인학과 겸임교수